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했습니다.
빅스텝은 경제 분야에서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것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지난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빅스텝은 '베이비스텝'(baby step)과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의 중간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 당국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물가를 조정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손봅니다. 이때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거나 내리는 행위를 베이비스텝, 0.75%포인트씩 조정하는 행위를 자이언트스텝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보통 베이비스텝을 단행하지만 베이비스텝으로도 물가를 잡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면 다음 단계인 빅스텝을 밟게 됩니다.

전날 금융 당국이 최초로 빅스텝을 결정한 이유도 신속한 금리 인상을 통해 고공 행진하는 물가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외환 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에 진입한 상황에서 경제 주체에게 분명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판단한 셈입니다.
한미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도 하나의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자이언트스텝을 시행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한은이 빅스텝 대신 베이비스텝을 택하면 한미 간 금리가 큰 폭으로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던 거죠.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더 높은 수입률을 좇아 외국인 자본이 유출되고 환율 급등으로 수입 물가가 오를 수 있습니다.
한은의 빅스텝으로 물가 안정을 기대할 수 있게 됐지만 반대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의 감축으로 이어져 경기 침체를 이끌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