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정감사](상보)

조희대 대법원장이 "저에 대한 국정감사의 증인 출석요구는 현재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한 합의 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헌법에 맞지 않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정감사는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선 안 된다'고 규정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뿐만 아니라 사법권의 독립을 규정한 헌법 제103조, 합의의 비공개를 규정한 법원조직법 제65조 등의 규정과 취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법관은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고 모든 판결은 공론의 장에서 건전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떠한 재판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에서 삼권분립 체제를 가지고 있는 법치국가에서는 재판사항에 대해 법관을 감사나 청문의 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운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우리 국회도 과거 대법원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필요성에 관한 논란이 있었을 때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존중하는 헌법정신과 가치를 확인하는 취지의 관행과 예우 차원에서 그 권한을 자제하여 행사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전제로서 재판의 독립은 보장돼 한다는 믿음과 역사적 경험에 기초한 것"이라고 했다.
또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 왔으며 정의와 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를 둘러싼 작금의 여러 상황에 대해서는 깊은 책임감과 함께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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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법원장은 전날 추미애 법사위원장실에 서면 답변서를 제출했다. 그는 법사위원들의 질의 사항에 대해 서면 답변하고 국정감사 현장에서 증언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통상 대법원장 대신 기관 증인인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국정감사 현안에 대해 답변한다. 헌법재판소(헌재)도 마찬가지로 헌재 소장 대신 사무처장이 질의를 받는다. 입법-사법-집행부의 삼부요인 중 한명이자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장인 대법원장에게 개별 사건을 묻는 것이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조 대법원장 이외에 증인으로 채택된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오경미·이흥구·이숙연·박영재 대법관 등은 법사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조희대 회동설'에 거론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심우정 전 검찰총장도 불출석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첫 국정감사 일정으로 △대법원(법원행정처) △사법연수원 △사법정책연구원 △법원공무원교육원 △법원도서관 △양형위원회 △윤리감사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