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도착? 누구랑 뭐 먹어? 다 보고해"...아내의 숨 막히는 통제

"회사 도착? 누구랑 뭐 먹어? 다 보고해"...아내의 숨 막히는 통제

류원혜 기자
2026.01.30 11:00
아내가 모든 일상을 보고하라고 지시하는 등 과도하게 통제한다면 이혼 사유가 될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내가 모든 일상을 보고하라고 지시하는 등 과도하게 통제한다면 이혼 사유가 될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내가 모든 일상을 보고하라고 지시하는 등 과도하게 통제한다면 이혼 사유가 될까.

3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결혼 6년 차 남성 A씨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자신의 충동적인 성향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아내의 꼼꼼하고 계획적인 모습에 끌려 결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이 이어질수록 아내 성향은 장점이 아닌 부담으로 다가왔다.

아내는 A씨가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다며 회사에 출근한 순간부터 일과를 모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A씨는 회사에 도착하면 책상 사진을 찍어 보내고, 점심시간에도 누구와 무엇을 먹는지 사진을 전송해야 했다. 조금이라도 답장이 늦으면 전화가 왔다.

아내는 A씨가 야근할 때도 업무 사정을 묻지도 않고 "오늘은 9시까지만 해"라고 일방적으로 말했다. 버스를 놓쳐 20분 정도 늦게 귀가하면 짜증 섞인 심문이 시작됐다. 회식이 길어져 자정 무렵 귀가한 날에는 현관문 비밀번호가 바뀌어 집에 들어가지 못하기도 했다. 아내는 밖에서 기다리는 A씨에게 '규칙을 어겼으니 반성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경제적 통제도 있었다. A씨 월급은 입금과 동시에 아내 통장으로 자동 이체됐고, A씨는 매달 용돈 30만원으로 생활했다. 최근에는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아 자랑했더니 "가정이 우선이니 일을 포기하라"는 말이 돌아왔다.

A씨는 "그제야 저는 남편이 아닌 아내의 지배 대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숨 막히는 통제와 억압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런 상황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홍수현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신체적인 폭력이나 외도가 없더라도 지속적인 통제와 과도한 지배, 정서적 학대가 반복돼 혼인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면서도 "법원은 부부 갈등 정도와 이혼 의사,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정서적 학대만으로 바로 이혼 사유가 인정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서적 학대로 혼인 관계가 파탄됐다는 것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며 "지속해서 사진과 메시지를 요구한 내용과 일상 보고 수준으로 사진을 전송한 내역, 반복된 통화 기록 등 구체적 자료를 확보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월급 전액을 아내에게 주고 매달 용돈 30만원으로 생활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혼 소송에서 위자료 산정 시 일부 반영될 수는 있다"면서도 "그 사유만으로 위자료가 인정되긴 어렵다. 통상 배우자 폭행이나 부정 행위 등이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A씨가 먼저 집을 나가 별거가 시작될 경우 아내가 악의적 유기를 이유로 이혼과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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