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사로부터 10회에 걸쳐 뒷돈을 받은 의사가 과거 사건 중 일부는 자격정지를 위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속된 비위행위를 하나의 범죄로 판단한 결과, 마지막 범행이 공소시효를 지나지 않았으니 자격정지도 정당하다는 판단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지난 1월22일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서초동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A씨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체적으로 A씨는 제약사 영업사원들로부터 특정 제품을 채택해달란 요구를 받고, 2016년 9월부터 이듬해까지 10회에 걸쳐 총 980만원의 대가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유죄가 인정돼 벌금 700만원 및 추징금 921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2024년 11월 해당 판결을 확정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3월 옛 의료법 위반을 이유로 A씨에게 4개월 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자격 정지 기간은 지난해 9월부터 같은 해 12월31일까지다.
A씨는 해당 처분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제약사 영업사원들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형사판결 결과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A씨는 '옛 의료법 소멸시효 기간'을 내세워 자격정지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의료법상 자격정지 처분은 사유 발생 시부터 5년이 지나면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소제기가 됐을 경우 공소제기일부터 사건 재판이 확정되기까지의 기간은 시효에서 제외된다.
A씨 측은 2016년 9~12월까지의 5차례의 범죄는 2022년 1월 재판이 열리기 전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다고 주장했다. 다른 일부 사건도 판결 확정까지의 기간을 제외하면 5년의 시효가 완성됐다고 봤다. 최종적으로 2017년 5~7월까지 3차례 총 241만원의 금원 수수만 범죄로 인정되기 때문에 경고 처분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의 금원 수수가 계속해서 이어진 일련의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종 금원 수수일을 기준으로 시효를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독자들의 PICK!
재판부는 "비위행위가 계속 행해진 일련의 행위라면, 그중 시효가 경과한 일부 행위가 있더라도 그 시효의 기산점은 일련의 행위 중 최종의 것을 기준으로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인용했다.
이를 근거로 "이 사건 유죄판결의 각 범죄행위의 시간적 근접성, A씨가 운영하는 병원 진료실에서 금원을 수수했고, 금원 수수의 목적·행위 태양, 제공자와 수령자의 각 지위 등을 종합하면 각 범죄행위는 단일한 범죄 의사에 의한 하나의 계속적 범죄라 할 것"이라며 "시효 기산점은 최종적인 금원 수수일인 2017년 7월 하순경"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