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번호이동성 성공전략
모 이동통신 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후배에게 내년부터 실시되는 번호이동성 제도에 대해 현장에서는 어떻게 느끼냐고 물어봤다.
"관성의 법칙이란 게 있어서, 웬만하면 잘 안 움직이려고 한다"는 이 후배의 말에 따르면 쇠심줄같은 소비자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좋은 말은 "앞으로 요금이 얼마나 싸질지"에 대한 설명보다는 "바로 지금 주머니에서 꺼내야 하는 돈, 즉 단말기와 가입비가 얼마나 싼가"에 대한 설명이라고 한다.
그러니, LG텔레콤이 약정할인제 유지에 목매는 것도 이유가 있다. 그동안 약정할인을 `공짜 단말기'라는 말로 돌려 선전하면서 꽤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단 몇초 동안에 승부가 난다는데 모든 사업자가 자사 서비스 우수성을 구구절절히 설명하기보다 눈에 반짝 띄는 어구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것도 이상할 건 없다. 덕분에 요즘 소비자들은 이처럼 번호이동성과 관련된 각종 자극적 문구를 수시로 접하게 된다.
하지만 사업자들이 지나치게 자사 위주의 광고지를 만들어 뿌리고 있다는 생각이다. 요금제 비교 기준도 제각각이다. 같은 요즘제를 같은 시간 사용해도 사업자는 저마다 자사 서비스가 저렴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200분 통화할 때 SK텔레콤은 LG텔레콤보다 자사가 1334원 싸다고 하지만, LG텔레콤은 SK텔레콤보다 3442원 싸다고 한다. 각각 심야 요금제나 약정할인 등 자사에 유리한 제도를 잣대로 산출한 가격이다.
이러니 소비자는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 일일히 계산기를 두드려볼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자니 왠지 마음이 안내키고 속는 듯한 기분도 든다. 그래선지 판매현장에서 설명을 많이 해주면 해줄수록 "더 생각해보고 올게요"라며 등돌리는 고객도 많다고 한다.
소비자의 합리적 판단이 기본이 돼야 번호이동성이 제대로 실행된다면 무엇보다 소비자의 마음으로부터 이런 의혹감을 걷어내줘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선택하기에 앞서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먼저 얻어야 소비자도 자신이 합리적 소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