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盧대통령,대통령직 또 걸다"

[기자수첩]"盧대통령,대통령직 또 걸다"

진상현 기자
2003.12.15 19:37

[기자수첩]"盧대통령,대통령직 또 걸다"

노무현 대통령이 또 한번 '대통령직'을 걸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4일 4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내가 모르는 불법선거자금이 밝혀져 우리가 쓴 불법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대통령)직을 걸고 정계를 은퇴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당연히 언론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걸핏하면 폭탄선언 정치도박인가" "대통령직 걸고 게임하나" 등 대부분이 '폭탄선언'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논조였다. 현재 진행중인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걸고 발언한 것은 알려진 것만 벌써 세번째다. 어렵게 선택해서 뽑은 대통령이 틈만나면 "대통령 못해먹겠다"다거나 "그만 두겠다"고 하면 국민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이 이같은 발언들을 반복하는 이유는 뭘까. 좋게 해석하면 나름대로 확고하게 갖고 있는 '정치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신념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정치개혁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어느 정도 혼란은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신념이 옳고 그름을 떠나 마치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듯 '대통령직' 들먹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떨칠 수 없다. 그것도 대선 수사로 국정이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말이다. "실제로 그만 둘 꼬투리를 잡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면 표현 방식을 한번쯤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대화 과정에서 나온 얘기로 의혹이나 수사의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한데 대해 10분의 1도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이를 폭탄선언으로 매도한 것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자신들의 '진의'가 왜곡되고 있다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왜 왜곡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심각히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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