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후세인 역효과'
'후세인 효과'가 단명했다. 지난 주말(14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 소식으로 크게 술렁거렸던 세계 금융시장은 하루만에 다시 본래 자리로 되돌아왔다.
15일 후세인 체포 소식이 알려진 후 처음 문을 연 뉴욕 증시는 초반 강세를 지키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반등 조짐을 보이던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으며 국제유가는 배럴당 33달러를 웃도는 고공비행을 계속했다.
아직 중장기적인 경제 파장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시간이 가면서 처음의 흥분과 기대를 대신해 차츰 냉정한 현실인식이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정세가 후세인의 체포로 사실상 달라질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후세인이 이라크내 저항세력과 연계돼 있지 않다는 것은 미군 당국에 의해 확인된 사실이다. 게다가 후세인의 두 아들인 우다이와 쿠사이가 미군에 의해 사살될 당시처럼 그의 체포에 자극받은 저항세력들의 공세가 더욱 격화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후세인을 전범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 중에도 바그다드에서는 폭탄 테러가 그치지 않았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후세인의 체포를 상징적 사건으로 여길뿐 이라크의 실제적 안정을 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여론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결국 '후세인 효과'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도 이라크도 아닌 부시 대통령 자신일 것이란 분석이다. 더불어 이라크 전쟁을 주도했던 백악관 강경파들의 입지도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후세인 체포 소식을 전후해 부시 대통령의 미국내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라크 문제로 인한 여론악화로 고심해온 부시 캠프에는 더없는 낭보인 셈이다.
이는 강경 일변도의 대외정책을 고수해온 부시 정권이 별다른 반성없이 기존 노선을 확대 강화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북핵을 놓고 미국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우리로선 '후세인 역효과'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