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돌파 하루만에 40p 급락..건강한 조정 점검
26일 코스피지수가 40포인트 남짓 조정받으며 1960선 초반으로 후퇴했다. 2000 목표 달성의 피로가 역력했다. 외국인 매도가 계속되면서 상처가 깊어졌고, 오후들어 기관도 프로그램 차익매도 등까지 더해 매도에 가담했다.
국가신용등급 상향, 현대차의 깜짝 실적 등 호재라는 호재가 모두 다 공개되면서 '더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확인 성격의 매도도 적지않았다.
급하게 오른 만큼 급하게 조정받는 것은 당연했다. 고점대비 조정폭은 52포인트에 달했다. 어제는 저점대비 상승폭이 50포인트에 육박했다.
어제와 별로 달라진 게 없었지만 일본과 대만증시의 하락은 심상치 않았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0.9%, 대만가권지수는 1.8% 하락했다.
동부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일본 LCD유리 제조업체인 니폰일렉트릭글라스와 메모리 검사장비 제조업체인 어드반테스트의 어닝쇼크로 인해 IT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 주가는 각각 17%, 5.4% 하락했다.
홍춘욱키움증권(447,500원 ▼1,500 -0.33%)팀장은 "코스피만의 조정이 아니라 일본 대만이 같이 빠져 부담스럽다"며 "한국시장만 유독 강하게 팔던 외국인이 아시아시장을 동반 비중축소하는 게 아닌지 점검해봐야한다"고 말했다.
한국시장만 판다는 것은 밸류에이션이 급하게 상승한 한국물을 일부 줄이는 정도로 볼 수 있지만 아시아증시에 대해 매도를 늘린다는 것은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과 연관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미증시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문제가 잡히지 않고 있어,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심리는 언제든지 주식 매도 욕구로 이어질 수 있다.
하루 조정으로 2000시대를 연 대세상승의 추세가 바뀌었다고 보는 것은 다소 우습다. 시장전문가들은 그러나 2000에 안착하고 2500, 3000까지 오르기 위해서도 건강한 조정, 다시말해 단기급등으로 누적된 피로를 깔끔하게 해소할 수 있는 조정은 바람직하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고강도 긴축을 유도할 정도로 급등한 상하이증시(A)의 경우 6월초와 7월초 60일 이동평균선까지 이탈하는 강한 조정을 받았다. 조정은 체력강화로 이어졌고 상하이증시는 다시 사상최고수준인 4500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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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시 강한 긴축에 나선다고 해도 두 번의 조정은 상당한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부장은 "연일 장중 등락폭이 30~40포인트나 된다는 자체가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 피로감, 투자자들의 혼란을 반영한다"며 "2000 전후에서 적절한 조정과 속도조절은 시장의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 건전한 조정"이라고 강조했다.
전망의 과도한 쏠림, 너무나 빠른 자금 이동 등이 냉각돼야한다는 것이다.
쉼없이 계속 오르기만 한다면 후유증은 클 수 밖에 없다. 99년 IT 버블에서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2002년 월드컵 4강에 오른 실력을 선보인 히딩크 감독의 한국 축구.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는 어제 아시안컵 4강에서 이라크에 무릎을 꿇었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의 내용. 이에 대한 평가는 참혹할 정도다. '답답하다, 킬러가 없다, 수비는 불안하다, 전략도 부재하다'는 식이다.
월드컵 신화에 너무 도취된 나머지 4강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똑똑한 후학 양성에 실패한 탓이 크다.
어제 2000을 돌파한 증시도 잘 나갈 때 후일을 준비해야한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위험을 외면하고 합리적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2000의 화려함은 일장춘몽에 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