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조정 우려… '무조건 처분'보다 선별적 대응 필요
감흥에 취해 있다가 물벼락 맞은 기분이다. 2000시대 개막에 감격했던 것이 불과 이틀 전이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1896.74까지 하락하며 6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지수는 전일 40.68포인트 하락하며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하락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일단 멈춤’의 의미로 해석했다.
그러나 단기급등이라는 기술적 부담에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가 더해졌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와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증시도 2% 넘게 하락하며 글로벌 증시 기상도도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글로벌 조정 양상의 연장 선상에서 당분간은 조정이 이어진다는 분위기다.
오전 11시 36분 현재 개인들은 여전히 5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조정이 장기화되고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가 조정 중에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투자심리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는 당분간 이어지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국인은 6000억원 넘게 순매도 중이다.
‘돈’이 오가는 주식 시장이지만 심리적인 요인이 매매에 영향을 끼칠 때가 많다. 그 때문에 우려되는 것은 개인들의 대거 증시 이탈이다. 지수 상승폭을 끌어올린 주역이 개인인 만큼 이번 조정의 성격을 좌우하는 열쇠도 개인이 쥐고 있다. 개인이 매도로 돌아서기 시작해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상황이 겹치면 조정의 기간과 깊이는 더 길어질 수 있다.
‘더 큰 조정이 오기 전에 팔아버리자’는 조바심이 생길 수 있고 휴가철을 맞아 주식을 한꺼번에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외국인이 팔아도 의연히 견딜 수 있었던 국내 투자자의 심리가 흔들려 투자 자신감이 사라지면 외국인 매도가 상대적으로 더 두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휴가를 앞둬서건 조정이 우려되서건 어떤 주식을 처분하고 어떤 주식을 남겨야 할지 고민이 되는 시점이다. 이제 막 주식을 사려했던 투자자로서는 매매를 시작해야 할지 망설이게 될 것이다. 시야가 흐려질 수록 가장 기본적인 생각하면 기준의 의외로 쉽게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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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하고 있는 종목은현대차(545,500원 ▼2,500 -0.46%)와하이닉스(913,000원 ▼28,000 -2.98%). 두 종목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선보였다. 급락하는 시장에서도 살아남는 것은 강력한 펀더멘털이라는 방증이다.
급락한 지수가 부담스럽다면 주식을 조금 덜어내되 ‘재료’에 의해서 급등한 종목을 위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리스크 관리다. 펀더멘털의 견고함을 확신할 수 있는 종목이라면 조정을 주식 적극 매수 기회로 활용해도 좋다. 올 2월 말에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중국 고평가 논란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했었지만 지금 판단해 보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갑작스러운 지수 하락에 체감 온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갈 방향을 잃었어도 실적이라는 나침반이 있다. 믿을만한 나침반이라면 누가 팔건 날씨가 어떻건 확신을 갖고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