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소리바다 양정환 사장 "P2P 유료화모델 개척"
소리바다가 국내 인터넷 시장에 선보여진 지 7년. 바람 잘 날 없이 이어진 소송과 서비스 정지, 유료화 전환, 코스닥 우회상장 등 굵직한 변천사를 겪으며 버텨왔다.
소리바다를 둘러싼 소송에는 인터넷 발달로 파생된 P2P(개인간 정보공유) 서비스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시각 차이와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다.

무제한 정액제 서비스와 '소리바다 5.0' 서비스 중지 판결로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은소리바다양정환 사장을 만났다.
- 지난달 법원이 1심을 뒤엎고 재심에서 '소리바다 5.0' 서비스 중지 판결을 내렸습니다. P2P 서비스업체들 사이에는 필터링율이 얼마나 높은가를 떠나, '적극적 필터링'을 하라는 취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소리바다 6.0' 버전을 출시해서 필터링율을 좀 더 높인다해도 미봉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까?

▶개정 저작권법에 따르면 P2P나 웹하드업체들은 음원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소리바다는 저작권 보호 요청이 들어왔을 때 해당 음원의 다운로드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필터링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왔습니다. 이번 법원 판결은 우리가 하고 있는 기술적 조치와 필터링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소리바다는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 컴퓨터가 음파 파형을 파악하고 대조하는 과정을 거쳐 권리자의 요청이 있는 음원을 필터링하고 있습니다. 음원의 '지문'을 가지고 필터링을 하는 것이죠. 물론 음질이 낮거나 왜곡된 파일은 기술적으로 인지하지 못할 수 있지만 그 비율은 매우 낮습니다. 이 때문에 저작권 3개단체도 98%의 인식률이라면 용인할 만한 수준이라고 합의했었고, 법원 판결에도 적극적 필터링을 실시하라고 명시한 부분은 없습니다.
개정된 저작권 법문이 구체적이지 않아 저희는 과도하게 해석한 판결이 났다고 생각합니다. 개정 저작권법이P2P업체들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적극적 필터링이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디지털음악발전협의체(디발협)는 소리바다가 적극적 필터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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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필터링, 소극적 필터링이라는 단어는 해외 어떤 판례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특정 필터링 방법만 적극적이고 그 이외의 필터링 방법은 소극적이라니요? 적극적 혹은 소극적이라는 말은 가치중립적이지 못해 편견을 줍니다.
서울음반이나 디발협이 주장하는 적극적 필터링은 멜론과 같은 방식의 웹서비스만 하라는 뜻입니다. 일반 웹서비스업체는 사전 계약을 통해 음원 파일을 취득하고, 그 음원파일을 직접 뿌리기 때문에 필터링 자체가 필요없는 서비스 모델입니다. 하지만 소리바다 같은 P2P는 오픈된 공간이라 사용자들이 어떤 파일을 올릴지 미리 알 수 없습니다. UCC가 대표적인 예죠.
- 하지만 음반업계에서는 소리바다가 주장하는 필터링율을 신뢰하기 어렵고, 새로 출시되는 음반들이 초기에 뚫려 불법 유통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에는 문화관광부가 실시한 1, 2차 필터링율 검사 결과가 참고 자료로 이용됐습니다. 하지만 문관부는 정확한 필터링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고, 심지어 2차 조사에서는 검사대상이 된 4곡 중 2곡이 음원 계약을 통해 정당하게 서비스 중인 음원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참고 자료로 소리바다의 필터링이 미흡하다고 판결한 것입니다.
- 필터링율이 소리바다의 주장처럼 높다고 해도, 음반업계에서도 입장과 이해관계가 달라 풀어야할 골은 깊은 듯 합니다.
▶2001년부터 유료서비스를 고민해왔습니다. 사용자, 권리자, 서비스업체 간 음원사용에 대한 합의가 필요했지만 당시에는 권리자들이 결집돼 있지 않아 음제협(음원제작자협회)이라는 단체조차 없었습니다.
지금처럼 음악저작권협회(작사 및 작곡가), 예술실연자단체(가수 및 연주자), 음원제작자협회(기획사 등 저작인접권자) 등 3개 단체가 없었던 서비스 초기에는 1000여명의 저작권자와 개별 계약을 해야 했다는 얘기죠. 하루에 3개 주체와만 계약을 해도 꼬박 1년입니다.
이제 P2P 유료화를 위한 기반이 어느 정도 조성이 됐지만 아직은 시장 초기 단계입니다. 저작권법은 원래 취지 자체가 제재만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저작물을 보호하되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2차 저작물이 창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도 수렴돼야 합니다. 이렇게 2차 저작물이 발생해서 시장이 더 커지면 저작권자의 이익도 커지는 것이죠.
- 시장을 키워서 이용자, 서비스업체, 저작권자가 모두 만족할 만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인데, 현재 소리바다 매출 중 저작권자에게 가는 비율은 어느 정도 됩니까?
▶소리바다 총 매출의 60%입니다.음악저작권협회 10%, 예술실연자단체가 5%, 음원제작자협회에게 45%가 지급됩니다. 멜론이나 엠넷미디어는 50% 수준이죠. 소리바다의 음원 사용료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고 이 때문에 이미 계약한 업체들의 불만은 거의 없습니다.
나름대로 P2P 유료화에 대한 모범답안을 제기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도 만족하고 권리자도 60%의 매출을 가져갑니다. 다른 P2P나 웹하드업체들도 유료화에 동참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었다고 봐야 합니다.
소리바다가 계약을 통해 서비스하는 음원은 50만개에 이릅니다. SK텔레콤 자회사인 서울음반에게도 공식적으로 기존 판례 수준의 보상금 제안을 했지만 협상 테이블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멜론의 경쟁사인 소리바다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습니다.
-판결 후 두달 내에 5.0 서비스를 중지해야 하는데, 소리바다 6.0은 언제쯤 선보일 예정입니까?
▶소리바다 5.0은 아직 이의 신청, 가처분 집행 정지 및 대법원 상고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절차 진행에 따라 법원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해 방침을 정할 생각입니다.
- 젊은제작자연대가 소리바다 서비스를 지지하고 있는데 의외입니다. 음악시장이나 사용자의 이용패턴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저작권 주체들도 받아들이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인지?
▶권리자들이 만족할 만한 과금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불법 시장에 대해서는 공동 움직임을 취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소리바다를 물고 늘어지며 제살을 깎아먹기보다는 유료화 시장을 키울 생각을 해야 합니다.
유료화와 기술적 보호 조치를 충실히 취하는 업체들까지 제재한다면 이용자들은 불법 시장으로 돌아서면 그만입니다. 국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P2P만 규제대상이기 때문에 해외 사이트로 옮겨갈 수도 있습니다.
현재 유료 음악서비스 이용자는 200만~250만명으로 추정되지만 무료 불법 음원 서비스 시장은 그의 4~5배에 달합니다. 불법 이용자를 합법의 틀로 유도해서 P2P 유료화가 정착되면 과거의 음반시장 전체 매출을 회복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정리=김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