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아이리버 파이프라인 깔겠다"

"전세계 아이리버 파이프라인 깔겠다"

대담=윤미경 정보미디어부장 정리=이구순 기자
2008.03.31 10:10

[머투초대석]이명우 레인콤 사장…"잘팔리는 제품으로 승부"

레인콤이 달라졌다. 기업관리의 '노련한 조련사' 이명우 사장 덕분이다. "초음속 비행기를 제작하려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엔진을 비롯해 빠른 속도에 견딜 수 있는 재질과 창문 등등 제반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말하는 이명우 사장. 그는 '레인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 사장은 "레인콤은 독창적이고 감성적인 제품을 만드는 DNA를 가진 회사"라며, 그러나 디자인만 강조한 제품보다 디자인과 품질을 고루 만족시킨 제품이 '잘 팔린다'고 말한다.

이명우 레인콤 사장 ⓒ홍봉진 기자 honggg@
이명우 레인콤 사장 ⓒ홍봉진 기자 honggg@

그는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 작정이다. 디자인도 뛰어나고, 소비자가 부담없이 선택할 수 있는 가격의 제품으로 '승부'할 생각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품도 판로가 있어야 한다. 이 사장은 "석유만 발견한다고 되나요? 석유를 운반할 파이프라인이 없으면 석유도 무용지물일 뿐"이라며, 자신이 레인콤의 파이프라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직장생활 30년 동안 절반 넘는 시간을 해외에서 보낸 그는 '해외통'으로 통한다. 이 사장은 "매출규모 5000억원대 회사로 키우려면 내수 만으로 되겠느냐"면서 "매출의 3분의2를 해외시장에서 거둬야만 5000억원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 이 시장은 올해까지 전세계 시장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을 깔 생각이다. 한국의 '레인콤'이 아닌, 전세계가 인정하는 '레인콤'으로 반드시 키우겠다는 게 이 사장의 각오다.

레인콤 사외이사로 출발해 지난 26일부터 단독 대표로서 경영 전반을 책임지게 된 이명우 사장. 그가 말하는 레인콤의 미래를 들어봤다.

ⓒ홍봉진 기자 honggg@
ⓒ홍봉진 기자 honggg@

―지난해 실적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올해 목표는 어느 정도인가요.

▶지난해 실적은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2006년 698억원에 달하던 적자를 지난해에 약 9억원의 흑자로 돌리는데 성공했지요.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13.4% 늘어난 1696억원입니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20∼30%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내년부터 매출의 양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준비운동을 하는데 매진할 것입니다. 국내외 영업과 개발역량을 재정비하고, 전세계와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단독대표가 되셨는데, 앞으로 경영계획은.

▶일반 여객기와 초음속 항공기는 얼핏 듣기에 속도만 다른 것처럼 느껴지지만 비행기 재질부터 비행방법, 하다못해 창문의 재질까지 속속들이 다르다고 합니다. 개발실 중심의 벤처기업과 매출 5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은 덩치만 다른 게 아닙니다. 제품 기획부터 개발, 판매 결정까지 모든 과정이 다릅니다. 시장흐름을 정확히 예측해서 소비자가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가격, 디자인, 기능을 갖춘 제품을 내놓는 것이 성숙한 기업입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경영의 틀'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레인콤의 '아이리버'와 세계를 잇는 파이프라인을 깔고,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영기틀을 마련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봅니다. 제가 이 2가지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내면 레인콤의 매출도 1조원을 넘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좀더 구체적인 전략은.

▶지난해 매출의 70%는 내수에서 거둔 것입니다. '엠플레이어'와 '클릭스'가 히트상품이긴 하지만 국내 판매에 머물러 있습니다. 국내시장에서 정보기술(IT) 제품을 팔아서 거둘 수 있는 매출은 월 200억원 정도가 한계라고 봅니다. 시장규모가 그만큼 작다는 것이죠.

따라서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려면 3000억원은 해외에서 벌어야 합니다. 1조원의 매출을 올리려면 75%는 해외에서 거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결국 해외로 나가야 기업 성장이 가능하다는 말이죠. 해외시장도 국가별로 특성에 맞는 제품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유통방식 역시 마찬가지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죠.

―한동안 경영난으로 해외유통망을 대거 정리했는데, 다시 유통망을 구축한다는 말인가요.

▶현지 시장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유통도 제대로 할 수 있으려면 우선 해외인프라부터 갖춰야 합니다. 다행히 직장생활 30년 가운데 16년을 해외에서 보낸 것이 해외에서 효과적인 유통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통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입니다. 레인콤은 '아이리버다운 제품'을 만드는데 역량을 집중할 겁니다.

해외시장은 유통에서 마케팅까지 현지 전문기업에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지난 1월 전방위적 협력을 체결한 미국의 나보그룹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미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그러나 미국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판로를 확보하기도 어려운데 직접 유통에 뛰어들 수는 없기 때문에 현지 기업인 '나보'와 제휴를 하고 유통을 아웃소싱하기로 한 것입니다.

위험부담은 줄이면서 안정적인 시장 입지를 굳히려는 레인콤의 해외전략인 셈이지요. 유럽지역도 나보그룹 제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출할 것입니다. 또 올해는 중국과 러시아 등 몇개 국가를 전략적으로 공략할 생각입니다. 미키마우스 디자인의 '엠플레이어'는 쥐띠해인 올해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러시아는 아직 '아이팟'이 개척하지 않은 시장이어서 매력이 있습니다.

ⓒ홍봉진 기자 honggg@
ⓒ홍봉진 기자 honggg@

―해외에선 '아이팟'이 강력한 경쟁 제품일 텐데, 애플과의 차별화가 관건이 아닌가 합니다. 제품과 마케팅에서 어떤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셨는지.

▶최근 IT기기시장은 감성적 디자인 추세가 강합니다. '아이리버'는 소비자들에게 어려운 디지털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브랜드로 유명합니다. 이 점이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아이리버다운'의 특징이고 강점입니다. 지난 몇년 동안 레인콤은 '아이리버다운' 가치로 돌아가서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당장은 '아이팟'과 정면대결할 생각이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팟'이 놓친 시장에서 '아이리버'가 100%를 차지하면 성공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중국과 러시아시장을 유심히 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리버'가 미국같은 전략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지켜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미국시장에 재도전하기 위해 나보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한 것입니다.

―'아이팟'의 경쟁력은 '단말기-서비스-콘텐츠'의 유기적 결합이라고 봅니다. 하드웨어형 IT기기 만으론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고 보는데.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소비자는 단순 단말기를 넘어 서비스와 콘텐츠를 원스톱으로 얻고 싶어합니다. 레인콤은 이 문제를 협력으로 해결할 겁니다. 콘텐츠업체와 제휴해서 소비자가 단말기를 통해 접하는 모든 접점에서 만족도를 높이는 겁니다. 이미 리얼네트워크와 연계를 통해 음악콘텐츠 서비스인 '렙소디 다이렉트'를 '아이리버' MP3플레이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전자사전도 인터넷 강의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 단말기를 보다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에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사용자환경(UI)도 새롭게 개발하고 있으며 애프터서비스(AS)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이리버'하면 역시 MP3플레이어의 대명사입니다. 앞으로 MP3플레이어 외에 사업다각화를 준비하고 계신 게 있는지요.

▶레인콤은 MP3플레이어 제조사가 아니라 종합 IT기기업체로 변했습니다. 수년간 공들여 만든 전자사전 '딕플'은 이미 샤프에 이어 국내시장 2위 브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올해는 1위와 격차를 줄여갈 것입니다. 올해는 내비게이션과 홈네트워크 제품에 집중할 것입니다. '아이리버'가 모바일·핸드헬드시장을 넘어 홈·자동차로 영역을 넓혀가는 데 중요한 기폭제가 되는 제품들이지요. 특히 홈네트워크 단말기는 KT 같은 네트워크사업자들과 공동 마케팅을 통해 집안에서 누릴 수 있는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핵심축으로 발전시킬 겁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