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상장? "성장 자신있다"

이 와중에 상장? "성장 자신있다"

대담=윤미경 정보미디어부장, 정리=송정렬 사진=송희진 기자
2008.11.25 10:34

[머투초대석]이정식 LG파워콤 사장 "초고속 기업, 속도가 생명"

ⓒ송희진 기자 s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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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부터 코스피 거래를 앞둔 LG파워콤. LG파워콤을 이끄는 이정식 사장의 눈에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증시가 곤두박질치는데 상장을 밀어붙이고 있으니 위태롭게 바라보는 시선이 없지는 않죠. 그러나 증시 호기를 기다린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고, LG파워콤 입장에선 지금이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더 늦춰야 할 이유가 없지요."

언뜻 '오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번지면서 국내외 모든 기업이 아우성을 치는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니.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2시간 넘게 진행된 이정식 사장과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었다.

# 준비된 '성공'

회선임대 등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LG파워콤이 초고속인터넷으로 소매시장에 진출한 것은 2005년. 늦깎이로 소매시장에 진출한 만큼 위험부담도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LG파워콤은 시장 1위 KT와 2위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현재 가장 성장률이 높은 기업으로 우뚝섰다. 그 중심에 이정식 사장이 있었다.

 

비결이 뭘까 궁금했다. "2005년 당시에도 초고속인터넷시장의 경쟁은 매우 치열한 상황이었고, LG파워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는 뭔가 차별화된 포인트를 드러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속도'가 차별화된 '100메가 광랜' 상품을 내놓게 됐고, 바로 그 차별화 전략이 시장에서 먹힌 거죠." 비결을 묻자 이 사장의 답변은 거침없었다. 그만큼 성공에 자신 있었다는 말투다.

 

3년이 흐른 지금, 결과는 이 사장의 예측대로 '대성공'이었다. LG파워콤은 지난해 가입자가 150만명을 넘어선 시점부터 손익분기점에 도달했고, 그 이후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9월말 현재 가입자수는 204만명을 넘어섰다.

 

이정식 사장은 "연말까지 목표한 220만 가입자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며 "특이한 사실은 LG파워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월평균이용요금(ARPU)이 경쟁사보다 10%가량 높고, 고속상품 가입자도 전체 가입자의 60%에 달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가입자 기반이 단단한 만큼 사업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송희진 기자 s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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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피지기 백전불태'

 

손자병법 모공편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다.

 

이정식 사장은 내년에도 두자릿수 성장을 자신한다. LG파워콤의 올해 매출목표는 1조3000억원. 20%가량 성장을 목표했을 때 내년 매출은 1조5000억원이 훌쩍 넘는다는 계산이다. "시장여건이 어려운데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초고속인터넷사업은 이미 수익사업으로 전환한 상태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인터넷전화(VoIP) 사업은 번호이동제도에 힘입어 가입자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초고속인터넷 소매시장 진출로 LG파워콤 망을 빌리던 통신사들이 하나둘씩 이탈한 관계로 회선임대사업은 한동안 고전했지만 이탈할 고객은 모두 이탈해서 이제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VoIP와 회선임대사업 모두 LG파워콤의 성장엔진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어 이 사장은 "연말까지 VoIP 가입자가 1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초고속인터넷과 VoIP의 결합상품을 구매하는 가입자도 55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결합상품은 ARPU를 떨어뜨리긴 하지만 해지율을 낮춘다는 장점이 있어 이 사장은 앞으로 결합상품 마케팅에 적극 나설 생각이다.

 

내년 투자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손쉽게 성장하려면 투자를 줄이면 되지만 이는 길게 보면 성장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면서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적이 예상하는 것은 무조건 하지 말고, 예상치 못하는 것을 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흔히 '공격경영'이라고 하면 요금을 깎고 마케팅비를 많이 쓰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이 사장. 그가 말하는 '공격경영'은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사업효율성을 다져서 경기불황으로 모두가 힘들어 할 때 더 투자하고 인력을 채용해서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 위기? "우리에겐 기회다"

 

ⓒ송희진 기자 s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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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레드오션'이라고 말하는 초고속인터넷시장에 뛰어들어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상장 강행은 너무 무모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질문을 던졌다.

 

돌아온 이 사장의 답은 이랬다. "상장은 2003년 LG그룹이 한국전력에서 LG파워콤을 인수할 당시부터 계획한 것이다. 상장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고, 사업별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단단히 다졌는데 필요한 재원을 상장으로 조달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증시가 불안하다고 상장에 미적거리다보면 오히려 투자재원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는 게 이 사장의 계산이었다. 그는 "투자재원 확보는 무엇보다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공모로 내년 투자재원의 20%를 확보한 셈"이라고 했다.

 

LG파워콤의 일반공모 청약경쟁률은 19대1. 액면가 5000원 주식의 공모가는 5700원이다. 솔직히 장외시장에서도 주당 1만2000원선에 거래되던 주식인데 공모가가 기대 이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장 역시 낮은 공모가로 실망감이 컸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회사들은 회사채 발행도 어려워하는 상황에서 자본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공모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만족스럽단다. 자본시장에 LG파워콤의 존재를 알렸다는 의미도 적지 않다고 했다.

 

주가전망에 대해서도 이 사장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올해는 9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회선임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VoIP) 등 전사업에 걸쳐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 사장은 "지난해 800억원 수준이던 회선임대 매출이 올해 10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900억원을 예상한다"면서 "내년에는 회선임대사업 매출도 늘어날 것이고, 초고속인터넷사업 또한 VoIP 결합상품으로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송희진 기자 s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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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데이콤 합병? "중요하지 않다"

 

껄끄러운 질문을 하나 던져봤다. "상장 후 LG데이콤과 합병할 예정이냐"고. 그러나 이 사장은 "합병하려면 상장을 안하는 것이 쉽지 않나?"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LG파워콤의 상장은 오래전에 예고된 것이기도 하지만 LG데이콤과 합병을 염두에 둔 사전 조치는 절대로 아니라는 것이다. 두 회사 합병에 따른 사업적 시너지가 확실할 때 하는 것일 뿐 합병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고객만족'을 최우선가치에 두겠다는 이정식 사장은 모든 일은 '사람에게 달렸다'는 생각에 1주일에 한번 직원교육장을 꼬박꼬박 찾는다. 우수직원은 고객과 직접 만나는 영업현장으로 내보내고, 영업현장의 목소리가 경영에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에게 '열정'을 요구하는 이정식 사장 역시 LG파워콤의 성장을 위해 스스로 '열정'을 뿜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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