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기업 실적개선과 더불어 경기회복 여부에 무엇보다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이 사상최대 규모라고 발표됐고, 다른 대기업들 역시 대부분 비교적 양호한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증시에 잡히는 코스피200에 속해있는 대기업들이 아닌 중소기업, 그리고 실질 경기지표 등을 보면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특히 고용 부분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회복이 더디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당 18시간미만 취업자,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 특별한 이유 없이 쉬는 사람에다 통계상 실업자까지 포함한 사실상 백수는 40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부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며,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도 1569만8000명으로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결국 고용이 살아나고 있지 않다는 얘기인데, 고용의 회복 없이 실질 소비의 회복도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위 몇 %의 소비만으로는 경제를 끌고 가기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계 부채가 사상최대라는 점과 맥락을 같이 한다. 지난해 2/4분기 이후 실질소득은 감소하고 있지만 가계부채는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를 초월했다는 뉴스도 함께 전해졌는데, 이는 자산을 가진 사람들의 부는 더 늘어났고, 빚을 가진 사람들의 부채는 더 늘어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즉 '부익부 빈익빈'의 가속화되고 있음을 뜻하는 수치다.
미국이 지난 주말 은행의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로 금융주를 중심으로 하락하면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1% 가량 하락했는데, 이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이었던 금융주들의 회복이 아직은 불안요소가 많음을 알려주는 지표라고 분석된다.
다만, 지금 우리 시장을 끌고 가는 선도주는 금융주가 아닌 IT주삼성전자(196,500원 ▲3,400 +1.76%)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은 금융주로 제한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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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 이상이 조심스러운 이유
지난 주말 국내 증시는 1700선을 재돌파했고 주도주인 삼성전자도 사상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증시가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런 만큼 주의도 필요해 보인다.
대우증권은 이번 주 주식시장에서는 추격매수보다는 조정을 기다렸다가 매수하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이유로는 세 가지를 들었다.
먼저 투자심리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전미개인투자자협회(AAII)가 발표하는 낙관지수와 비관지수의 차이는 전 고점을 넘어 지난해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낙관론 일색의 투자심리와 달리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즉 경기회복 둔화를 우려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조금씩 관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주 발표 예정인 미국 금융주들의 실적이 다소 불안한 점도 두 번째 이유로 꼽았다. 오는 19일부터 씨티그룹을 필두로 BOA, 모건스탠리,웰스파고, 아멕스, 골드만삭스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들에 대한 4분기 주당순이익 예상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적으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세 번째 이유로 꼽았다. 이로 인해 대형주의 운신의 폭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매매비중은 지난 11월을 기점으로 방향이 엇갈리고 있는데, 개인의 매매비중은 2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는 반면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비중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때 시장은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이, 지수보다는 종목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어닝시즌은 매수기회? or 매도기회?
이번 주에는 한국의 GDP를 비롯해 중국의 주요경제 지표 그리고 미국의 주택지표와 경기선행지수 등이 발표될 예정이고 대내외 기업실적도 본격적으로 공개된다.
4분기 실적발표가 계속되면서 시장은 실적에 관심이 모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적 호전된 기업들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할 가능성도 있고, 오히려 호재노출로 한 풀 꺾일 수도 있다. 어닝시즌 때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매도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도 투자자들의 관심이다.
우리투자증권은 " 경제지표는 전반적으로 시장에 우호적일 전망이며 기업실적 역시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IBM 등 주요 IT기업들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주말 미국증시에 부담이 되었던 금융주의 경우 실적이 후퇴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상승흐름을 제약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 후반에 발표될 한국 GDP의 경우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점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본다면 IT를 중심으로 어닝 모멘텀이 전개된다면 단기적으로는 뉴스(실적발표)에 파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변곡점을 예고하는 신호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미국 소비의 정상화, 단기에 집중되는 재고투자, 중국의 수요 정책, 중동의 지연되었던 설비투자 집행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기계, 건설 등 수출주를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제안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