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장세를 주도했던 '투톱'의 예봉이 꺾이고 있다.
3월말부터 상승세를 재가동하면서 코스피시장의 전고점 돌파에 선봉에 섰던 삼성전자-현대차 '투톱'은 '환율 정국'을 맞아 예기가 둔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2일 전날 대비 3.0% 내린 83만원에 마감됐다.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6일 장중 87만5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조정 기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의 하락률은 4월 들어 최고이자 지난 2월5일 3.4% 하락 이후 처음으로 3%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도 이날 6.7% 급락한 11만8000원에 장을 끝마쳤다. 5거래일 연속 하락마감하며 13만원대 주가가 12만원도 밑도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투톱'의 조정을 들여다보면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수급의 주도권을 쥔 외국인이 현대차는 '팔자'에 나서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는 '사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 급락에 대한 경계심이 울린 지난 주말 이후 2거래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17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LG전자도 303억원 순매수하는 등 전기전자 대형주에 대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가 외국인 매수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은 펀드 환매 때문으로 추정된다. 2거래일간 투신은 967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삼성전자의 약세를 이끌었다.
재미있는 대목은 지난 주말부터 이날까지 2거래일간 투신의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는 대우증권우선주로 금액이 11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투신은 삼성전자 967억원을 비롯해 삼성전기 489억원, POSCO 464억원, KB금융 436억원 등 전방위적인 '팔자'를 나타내며 지수 약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환매 요구에 돈을 마련해 줘야 하니 대형주를 팔수밖에 없고, 살 돈이 들어오지 않으니 투신의 매수세는 크게 약화된 점이 단면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자동차는 외견적으로는 외국인과 투신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틀 사이 697억원과 312억원을 순매도됐다. 투신도 같은 기간 190억원과 331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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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환율을 빌미로 '투톱'을 앞세운 전기전자와 자동차가 고전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전기전자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IT탈출'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단기적으로는 펀드 환매와 환율 하락에 대한 수출주 이익 우려가 겹치면서 약세를 보일 수는 있지만, 원화 강세와 주도주가 동행한 대목을 고려하면 여전히 IT와 자동차에 대한 매력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오성진현대증권리서치센터장은 "2005년~2007년 원화 강세 당시 국내증시를 주도했던 산업은 조선과 철강이었다"며 "당시 수주와 원화 강세 등 요인으로 관련주가 주도주로 나서며 고공행진을 펼쳤다"고 말했다.
올들어서는 자동차와 전기전자 관련주가 원화 강세의 요인으로도 지목되는 만큼 환율 강세와 관련 주도주는 '함께 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기본적으로 원화 가치 강세는 그만큼 수출이 잘 돼 달러가 국내에 많이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단기적인 주도주 부진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는 것이 오 센터장의 해석이다.
오 센터장은 "가파른 상승세는 증시나 경제에 단기적인 리스크로 대두되겠지만 완만한 원화 강세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달러를 벌어들이는 자동차와 전기전자 대형주는 2005년~2007년 경우를 감안하면 단기 조정은 있겠지만 주도주 지위를 잃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매수 시기는 조욜할 필요가 있다. 하락세가 보이는 마당에 먼저 액션을 취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IT와 자동차가 최근 달러를 벅어들이는 캐시박스는 맞지만 사상 최고가를 깨뜨리는 등 가격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환율을 빌미로 주가가 좀더 하락할 여지가 큰 만큼 펀드 환매가 진정되는 시기를 전후로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