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800선 '펀드'가 주역 고른 상승…지금은 일부 종목 편중
코스피가 2년3개월만에 1800선을 회복했지만, 이전의 '지수 1800' 상황과는 몇가지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1. 투신 대신 외인·연기금이 상승 주도
2008년6월 1800선이 주식형 펀드에 돈이 몰리면서 상승을 이끌었던 '투신장'이었다면 이번에는 펀드 환매 속에 투신이 비운 자리를 외국인과 연기금 매수가 채웠기 때문이다.
자문형랩 열풍 속에 관련주들이 급등하며 종목별 수익률 차이도 두드러진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은 8조5468억원 누적순매수했다. 연기금도 5조9917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투신은 지수가 한단계씩 오를 때마다 펀드 환매가 쏟아지며 10조원 어치 팔았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신은 외국인에 비해 중소형주에서부터 대형주까지 편입할 수 있는 여력이 많아 과거 1800선 투신장에서는 펀드 자금 유입으로 고른 오름세를 보였다"며 "반면 외국인은 시총 상위 대형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 주도 종목 교체...종목별 수익률 격차 뚜렷
최근 흥행한 자문사의 투자자금이 중대형주로 몰리면서 종목별 수익률 편차도 크다. 올 들어 자문형 랩은 이른바 '7공주', ‘4대천왕’ 등 핵심 종목에 집중 투자해 주식형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다.
'7공주'로 불리는 LG화학은 올 들어 49% 올랐고 기아차는 70% 급등했다. 제일모직 도 89% 급등했고 삼성테크윈도 29% 상승했다. '4대천왕주'로 불리는 OCI는 54%, 고려아연은 40%, 현대제철은 34%, 한진해운은 39% 올랐다.
반면 시총상위주 가운데 LG전자는 올 들어 21% 하락했고 포스코도 19% 떨어졌다. 한국전력은 15%,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5% 각각 하락했다.
높은 수익률이 일부 종목에 쏠려 있어서 이번 상승세가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종목이 가격 부담으로 밀리면 상승의 연속성이 결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PBR 1.3배...자산버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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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시 기초체력이 더 좋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거 1800돌파 때는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이 PBR(주가순자산비율) 1.7배로 이전 PBR 고점 1.5~1.6배를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 유동성에 의한 자산버블이 커지면서 기업실적에 비해 상승이 과도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1800선이 PBR 1.3배로 과거 10년간 평균 1.2배에 비해 크게 높지 않고 기업들의 실적도 뒷받침 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상승이 지속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증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 펀드환매도 올 4분기쯤에는 일단락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외인, 연기금, 보험 등 자금은 펀드로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향후에도 이같은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4분기쯤 쌓여있는 펀드매물이 소진되고 내년 1분기에는 유출이 컸던 펀드 플로가 유입이 큰 흐름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