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수수료 만으로 브로커리지 1등 한다고?"

"값싼 수수료 만으로 브로커리지 1등 한다고?"

대담=정희경 부국장 겸 증권부장, 정리=심재현, 사진=이기범 기자
2012.11.12 08:19

[머투 초대석]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 "새로운 시장 고민과 도전의 결과"

ⓒ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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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삼성전자와 같은 '슈퍼스타'가 나올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줄 때가 됐습니다." 유례없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융당국의 규제 파고에 대해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가 던진 '고언'이다.

낡은 관행에 대한 비판은 비판대로, 불공정행위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에 대한 규제는 규제대로 게을리하지 않으면서도 금융투자회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는 얘기다.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업계에서 스타 반열에 오른 곳 중 하나다. 1999년 온라인 증권사 키움닷컴증권으로 시작한 지 10년도 안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1위 증권사로 올라섰다. 무명의 실력파 고수를 발굴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자는 게 최근 각광받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취지라면 키움증권은 증권업계판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사례인 셈이다.

키움증권이 값싼 수수료를 내세운 온라인 브로커리지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권 대표는 "키움증권이 값싼 수수료와 온라인 거래로만 승부한다고 말하는 것은 단순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수료와 함께 야간옵션, 해외선물, FX마진거래 등 돈이 되든 안되든 투자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라면 무엇이든 제공하려는 노력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펀드나 ELS(주가연계증권), 랩, 선물 등 금융투자업계에서 다루는 모든 상품을 온라인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의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국내 금융투자 생태계를 다시 한 번 주도하겠다는 권 대표를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만났다.

―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증권사 3곳 중 1곳이 적자를 내는데도 키움증권은 꾸준히 순이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7년 연속 국내 주식 브로커리지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죠? 비결이 무엇인가요.

▶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이 무의미하지만 키움증권은 출발부터 기존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모델로 시작한 증권사입니다. 새로운 시장과 사업방식에 대한 고민과 도전, 그런 차별화가 키움증권의 DNA인 거죠. 온라인 자체보다 그런 차별화와 그에 따른 집중력이 질적인 서비스 면에서 미세한 차이로 나타난다고 봅니다. 그것이 시장점유율 확대나 실적으로 나타나는 거죠.

― MTS 시장점유율도 수위를 달리는데요.

▶ HTS에서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스템 개발이 3~4개월 정도 늦었지만 점유율 1위로 올라선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증권사보다 온라인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점에 회사의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내놓는데 더 치밀하고 분석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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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커리지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게 부담이 되지 않습니까.

▶ IB(투자은행)·채권운용·자산관리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비중도 높일 계획입니다. 다만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는 않을 겁니다. 99년 금융투자업계에 처음 발을 들일 때도 그랬지만 후발주자인 키움증권이 이미 앞서가는 다른 증권사와 똑같은 경쟁을 하겠다는 것은 바보 같은 생각이죠. 남과 달라야 합니다.

이를테면 IB분야에서도 얼마나 상장시켰냐보다는 상장 과정과 상장 이후 과정에서 얼마만큼 신뢰를 쌓아가면서 어떤 역할을 했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적어도 중소·중견·벤처기업을 상대로는 그런 노력이 실적으로 나오고 있고, 나올 겁니다. 그 회사들과 키움증권이 같이 커가는 게 중요합니다.

― 자본시장 위기론이 넘칩니다. 그 안에서 키움증권이 할 수 있고, 집중하려는 부문은 무엇인가요.

▶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다시 상승세를 탈 때까지는 업계 전체의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희망을 갖자면 올해 말, 내년 초면 바닥을 지나 반등하는 시점이라고 봅니다. 바꿔 말하면 지금은 해 뜨기 직전 가장 어둡고 추운 시기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시장 위축을 이겨내야 하는 터프한 시기인 셈입니다.

키움증권만이 아니라 지금 모든 증권사의 과제가 기존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취임 이후 지난 3년 동안 키움증권은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매달려왔습니다. 그 성과가 HTS 등 온라인에서의 야간옵션, 해외선물, FX마진거래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IB나 채권업무도 새로운 시도 중 하나입니다.

― 저축은행 인수문제는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 올해 초 삼신저축은행 지분 50.5%를 35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같습니다. 키움증권으로 대표되는 금융비즈니스를 단단히 하는 과정이죠. 장기적으로는 주식담보대출이나 IB업무와의 시너지도 기대되지만 수신기능을 갖는 독자적인 역할을 차분하게 키워나가는 것처럼 해야 할 게 많습니다. 이제 일다운 일을 하는 느낌입니다.

― 국내 자본시장에는 슈퍼스타가 없다는 국내외 평가가 많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왜 우리 금융투자업계에는 '삼성전자'가 없냐고 따지고 분석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봅니다. 이제는 또다른 삼성전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할 시기죠. 일단 여건과 시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 제조업도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시행착오가 많았습니까. 지식재산권 침해나 반덤핑 제소 같은 난관을 수없이 겪었습니다. 그때마다 사회적으로 힘을 실어줬습니다.

금융투자업에서도 그런 여건이 조성돼야 합니다. 그런 환경에서 새로운 시도가 나타나고 스타가 나오는 겁니다. 이미 그런 시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투자자문사도 그런 시도로 볼 수 있을 겁니다. 난립하지만 일부 성공사례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금융선진국도 30~40년씩 걸리면서 이뤄낸 겁니다. 금융투자산업의 슈퍼스타를 키우는 것은 그만큼 시간이 걸리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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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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