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길은 재미없다는 투자업계의 팔방미인

쉬운 길은 재미없다는 투자업계의 팔방미인

심재현 기자, 사진=이기범
2012.11.12 08:23

[머투 초대석]권용원 키움증권 대표는 누구?

'성공하려면 남과 달라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다. 새로운, 낯선 길을 가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다. 살아남기조차 어려운 요즘엔 더욱 그렇다.

1999년 증권업계 후발주자로 시작해 단숨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1위로 올라선 키움증권은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회자된다. 2009년 4월 키움증권 사령탑에 올라 연임한 권용원 대표는 지나온 길이 키움증권과 꼭 닮았다.

그의 이력을 보면 성공이 보장된 평탄한 길은 재미가 없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고교시절만 해도 권 대표의 일상은 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종합병원 의사였던 아버지의 뜻을 좇아 이공계로 진학할 때만 해도 '의사 부자(父子)' 얘기는 먼 일이 아니었다. '청개구리' 정신은 대입에서 튀어나왔다. 의예과가 아닌 전자과, 요샛말로 '공돌이'를 선택했다.

한번 도드라진 청개구리DNA는 대학졸업 때도 발휘됐다. 대기업이나 교수를 꿈꾼 동기들과 달리 공무원이 되기로 했다. 공직에 들어선 방법도 남달랐다. 행정고시에 응시하기에는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아까웠다는 설명이다. 그는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기술고시로 공직자의 길에 들어섰다.

공무원 생활은 순탄대로였다. 98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할 정도로 당시 통상산업부(현 지식경제부)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도전DNA가 그를 가만놔두지 않았다. 2000년 상공부 과장 자리를 마지막으로 공직사회를 나왔다. 학력이나 경력으로 볼 때 삼성전자든 LG전자든 어디라도 번듯한 대기업에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겠지만 그는 중소기업 다우기술을 택했다. 7년 뒤에는 증권업 문을 두드렸다. 그로부터 2년 만인 2009년 키움증권 대표를 맡았다.

낯선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 바탕에는 탁월한 소통능력이 뒷받침한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사내에서는 권 대표와 포장마차 소주번개모임에 참석한 직원들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 그는 딱딱하고 의례적인 자리보다는 갑작스럽더라도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직원들의 평소 생각을 들으려 한다.

권 대표는 증권업계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흔들리던 2009년 키움증권의 수장이 된 뒤 다시 위기가 불거진 올해 연임에 성공했다. 낯섦에 대한 도전은 진행형이다.

◇약력△1961년 서울 출생 △광성고·서울대 전자공학과·서울대 공과대학원 졸업 △기술고시 21회, 산자부 과장 △다우기술 부사장, 인큐브테크 대표, 다우엑실리콘 대표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키움증권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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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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