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잔치가 끝난 새내기주

[기자수첩]잔치가 끝난 새내기주

구유나 기자
2016.09.21 09:24

“5, 4, 3, 2, 1…시초가 1만2750원에 형성됐습니다.”

자동차 부품업체 유니테크노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20일 오전 9시.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유니테크노의 시초가(최초 매매거래가)가 공모보다 20% 이상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수소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개장한지 4분 만에 시초가보다 15% 낮은 1만850원으로 떨어졌고,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채 장을 마쳤다.

유니테크노 사례처럼 상장 첫날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34개사가 IPO(기업공개) 절차를 통해 신규 상장했다. 28개사의 시초가가 공모가를 상회했으나, 이 중 5% 이상 하락 마감한 곳은 13곳에 달했다. 지난달 8일 상장한 에코마케팅의 경우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가까이 오른 6만8000원에 형성됐으나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급락하는 원인 중 하나는 공모물량의 60~80%를 배정받는 기관이 첫날 차익 실현에 나서기 때문이다.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선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손실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기관은 상장 첫날 평균 40%에 달하는 보유물량을 팔아치웠다. 이 과정에서 고점에 물린 개미(개인투자자)가 속출했다.

상장기업들도 마음껏 웃지 못하고 있다. 시초가가 80%가 넘는 확률로 공모가를 상회한다는 것은 공모가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방증일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상장을 하는 이유는 자금을 조달해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공모가가 낮으면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근 공모가 바겐세일이 지속되면서 상장을 철회하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공모가를 낮추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중소형주들의 경우 IR 등 기업 홍보에 익숙지 않아 주가 회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는 IPO의 '양'보다 '질'에 신경을 써야 할 때다. 금융기관과 주관사는 올바른 기업가치 평가를 통해 옥석을 가려내고, 투자자들도 투기성 매매를 지양하고 기업의 성장성에 투자하는 건전한 투자문화를 지향해야 한다. IPO는 기관투자자들만이 아닌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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