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유룡 단장 주도…저비용·대량생산 가능해 화학산업 혁신 기대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의 성능을 향상시킬 ‘3차원(D) 그래핀 합성법’을 국내연구진이 개발했다.
기존의 3차원 그래핀은 2차원 평면구조를 곡면으로 구현, 반응면적이 좁고 2차원 구조로 되돌아가는 등의 문제로 상용화가 어려웠다. 이번에 개발된 3D 그래핀은 완벽한 입체 결정 구조로 안정성과 우수한 물성을 갖췄다. 화학공업용 고효율 촉매 패키징, 고성능 배터리 음극제, 고효율 여과막(멤브레인) 등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해 관련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유룡 단장(KAIST 화학과 교수) 연구진은 제올라이트 주형과 란타늄 촉매를 활용한 나노주형합성법으로 그래핀의 강점을 고스란히 살린 마이크로 다공성 3차원 그래핀을 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제올라이트는 실리콘과 알루미늄, 산소 원자가 규칙적인 결정구조를 이룬 결정형 음극성 광물로 무수히 많은 미세 기공(직경 1nm 이하)을 갖고 있다. 나노주형합성법은 일종의 거푸집같은 주형을 사용해 원하는 형태의 주조물을 제조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제올라이트 주형의 미세기공에 란타늄 양이온을 촉매로 주입, 기공 내 탄화수소기체(에틸렌·아세틸렌)의 연소 온도를 낮춘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미세기공 속에서도 원활한 탄소 증착을 유도해 견고한 탄소 결정 구조물을 구현해냈다.
마지막으로 염산, 불산 등의 산용액으로 제올라이트 주형을 녹여내 3D 그래핀을 만들어 냈다. 연구진은 포항가속기연구소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서부센터의 도움을 받아 X선 회절 분석법으로 3차원 그래핀의 완벽한 탄소 결정구조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과거 이론적 구상에 그쳤던 마이크로 다공성 3차원 그래핀의 양산법이 고안됐다”며 “앞으로 실제 양산과 산업 적용이 이뤄지면 화학공업 등 관련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3D 그래핀을 기존 상업용 그래핀 전지의 음극재로 시험 적용해 기존 약 100mAh의 정전용량을 약 300mAh(전류밀도 8mA/cm²기준)로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연구는 주재료인 제올라이트가 1톤 당 300달러 정도로 매우 저렴하고, 탄화반응 후 염산과 불산으로 제올라이트 주형을 녹여 제거하는 공정도 단순하다. 또 대량 합성에서도 높은 재현성을 보여, 머지 않아 본격적인 양산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룡 단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많은 과학자들이 이러한 탄소나노물질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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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룡 단장은 앞서 1999년 나노다공성 실리카(이산화규소, SiO2) 물질을 주형으로 하는 규칙적 나노다공성 탄소 물질의 합성법을 세계 최초로 고안, 전 세계 탄소 물질 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4년에는 노벨상 수상자 예측으로 유명한 톰슨 로이터가 선정한 노벨화학상 수상 예측 인물로 국내 최초로 꼽히기도 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