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오헬스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지만 업계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바이오분야는 규제 산업인 만큼 정부의 지원의지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시큰둥한 반응이 나오는 것은 '이번엔 다르다'를 외치던 역대 정부 발표에 쏠렸던 기대감이 번번이 실망감으로 뒤바뀐데 따른 씁쓸한 학습효과다.
정부의 바이오헬스 육성 의지는 '수명연장'이라는 인류의 오랜 꿈과 뗄수 없는 산업 특성상 필연적이다. 코로나19(COVID-19) 유행 속 그 가치는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2021년 전세계 제약바이오기업 중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4개 기업이 모두 관련 치료제 또는 백신 개발에 성공한 기업들이다.
특히 작은 바이오 연구소였던 모더나는 2020년 11월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이듬해 2000% 이상의 매출 신장에 성공, 순이익만 16조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엔데믹 국면에 성장세가 크게 꺾였지만, 폭발적 성장을 통한 기초체력 대거 확보는 여전히 자산으로 남아있다.
모더나의 성공신화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니다. 발빠르게 14조원의 지원금을 투입해 지원한 미국 정부의 '초고속 작전'이 배경에 있다. 탄탄한 기술력에 확실한 구심점을 기반으로 한 정부의 맞춤형 지원이 더해졌을 때의 성공 공식은 더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국내 역시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육성 속도는 더디다. 범인은 역시 부재 중인 컨트롤타워다. 산업부와 복지부, 과기부 등 분산된 주무부처에 의견 갈무리 조차 쉽지 않다. 몇번째 육성 의지 강조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이번 대통령의 메세지에서도 설치 계획에 대한 실마리 정도를 찾는데 그쳤다.
정책 방향성에 가장 민감한 산업임을 고려하면 속도를 낼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기업이 선제적 시장 진출과 다수 기술수출 등을 통해 조금씩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출발점 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 채 의욕만 넘치는 정부와 불협화음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배경이다.
산업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고도화 될 수록 '맞춤형' 서비스로 귀결된다. 진정한 바이오헬스 육성을 위해선 추상적으로 그동안 국가경제 성장을 이끈 모델을 뒤따르는 '제2의 ○○' 보단 '제 1의 바이오헬스'에 꼭 맞는 첫 단추부터 다시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