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성장성 특례상장(現 사업모델 특례상장)사인 셀리버리가 내달 7일 상장폐지된다. 지난 2023년 기업 존손능력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폐 사유가 발생했고, 회사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최근 기각되면서 증시 퇴출이 확정됐다.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을 기반으로 한 유망 신약 개발사로 주목받으며 2018년 11월 코스닥에 입성한지 약 6년 만이다. 회사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되는 등 여러모로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앞두고 있다.
2017년 도입된 성장성 특례상장제도는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이 증시에 입성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당장 실적은 부족하지만 신약 후보물질 상업화에 따른 폭발적 성장이 가능한 바이오 산업과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셀리버리를 제외한 20개 기업이 성장성 특례로 상장했는데, 이 중 13곳이 바이오 기업이다. 다만 선바이오 1곳을 제외하면 모두 수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큰 책임은 각 기업에 있다. '성과 도출에 시간이 걸린다'는 산업 특성은 핑계에 불과하다. 가능성을 앞세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가치 입증 실패와 그로 인한 주주들의 피해다.
다만, 기업에게만 책임을 돌릴 순 없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가장 문턱이 낮은 상장제도로 꼽힌다. 기술특례상장과 같은 기술성 평가도, 유니콘 상장과 같은 시장평가 우수성도 중요치 않다.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자본잠식률 10% 미만'만 충족하면, 예비 상장사 파트너 격인 주관사의 '성장 가능성' 판단이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
금융당국은 최근 국내 상장 유지 요건을 한층 강화했다. 좀비 상장사를 증시에서 퇴출해 시장을 정화한다는 목적이다. 다만 영화에 등장하는 끝없는 좀비떼 대부분의 시작은 우연히 발생한 한 명의 좀비다. 기존 좀비를 퇴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탄생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옳고 그름을 떠나 성장성 특례는 여전히 바이오 기업이 가장 손쉽게 상장하는 길 중 하나다. 이들 모두가 셀리버리의 뒤를 따르진 않겠지만, 적어도 제 2의 셀리버리 탄생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울타리가 절실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