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中 바이오의 질주, K바이오의 도전정신

[기자수첩]中 바이오의 질주, K바이오의 도전정신

정기종 기자
2025.08.14 14:42

불과 몇 년 전까지 우리는 중국 바이오 산업을 '내수 중심, 복제약 강국' 정도로 여겼다.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쟁력은 우리보다 한 수 아래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 인식은 뒤집히고 있다. 정확히는 현실도 뒤집혔다.

다수 기업이 연 매출의 3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붓는 중국 바이오 기업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특정 적응증의 선두 품목과 정면으로 맞붙는 임상을 진행한다. 지난 2020년 5%에도 못 미쳤던 중국 신약후보의 글로벌 기술수출 비중은 올해 40%에 이를 전망이다.

항암신약의 차세대 격전지로 꼽히는 ADC(항체-약물 접합체)와 이중항체 분야에서는 이미 국내를 앞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 신약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배경에는 막대한 투자와 속도감 있는 개발 전략이 있다.

국내 업계도 결코 뒤처진 것은 아니다. 불과 몇 년 새 플랫폼 기술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에 파트너 기술을 적용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하지만 신약 자체 개발 성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에 안착하며 '시장 주류'로 자리 잡자, 과거의 치열한 도전 정신이 점차 방어적 자세로 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유망 바이오벤처 한 곳이 특허 이슈에 휘말리며, 부실한 국내 업계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해당 사태 취재를 위해 만난 한 변리사는 "국내 바이오텍들이 생각보다 IP 문제에 적극적이지 않은데, 배경은 당장 돈 쓸 여력이 없거나 쓰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말했다.

이는 투자와 결단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술은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신약 개발의 핵심 동력인 R&D 관련 투자라면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우리는 여전히 '도전자'다. 두려움 없는 투자, 속도감 있는 실행, 시장 판도를 흔들겠다는 도전 정신은 도전자의 강력한 무기다. 마땅한 매출 없는 다수 바이오 기업들이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상단을 장악한 배경 역시 그 도전이 결실로 돌아올 것이라는 시장 신뢰가 뒷받침이다. 중국 바이오의 질주가 국내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를 되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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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정기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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