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고발까지… '코로나 백신 이물질' 논란 가열

정은경 고발까지… '코로나 백신 이물질' 논란 가열

유지은 기자
2026.03.18 04:05

"질병청장으로 조치 안해"
국힘, 직무유기혐의 주장
감사원 발표 후폭풍 지속

감사원이 지난달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한 후 당시 질병관리청장인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치권으로부터 고발당하는 등 후폭풍이 지속된다. 코로나19 이후 만연한 '백신포비아'(공포증) 해소를 위해서라도 백신 이물질에 대한 논란을 제대로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 장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1~2024년 1285건의 백신 이물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동일 제조번호 백신 1420만회분의 접종을 강행했다는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른 것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이물발생이 의심되는 백신은 질병청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질검토를 요청하고 결과에 따라 조치범위·수준을 정하도록 돼 있다"며 "당시 질병청장인 정 장관은 자신의 직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정 장관 고발과 관련해 "별도 대응계획은 없다"고 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이물질의 10%는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2022년 3월 한 의원이 검은 이물질이 보인다며 질병청에 신고한 것은 제조사 조사결과 곰팡이였다. 질병청은 곰팡이라는 결과를 회신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해당 제조번호 백신은 신고 이후 71만4937회분이 그대로 접종됐다.

머리카락은 2021년, 2022년 각각 신고됐는데 모두 동일 제조사의 백신이었다. 백신을 담는 병을 제대로 안 씻었거나 작업자가 위생관리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왜 머리카락이 들어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제조사가 자체조사 후 오염 가능성을 제기하거나 아예 모르겠다고 한 것을 질병청이 그대로 수용했기 때문이다.

유리나 모래의 구성성분인 이산화규소는 2021~2022년 동일 제조사 백신에서 총 106건이 신고됐다. 한 제조번호에서 27건이 무더기로 신고되기도 했다. 눈에 보일 정도의 불순물인데도 해당 제조번호 백신 988만회분은 신고 후에도 계속 접종됐다. 감사원은 "이산화규소는 최초 신고시 제조사가 '바이알(병) 내부를 코팅할 때 쓰는 물질로 관련 제조공정을 개선했다'고 질병청에 통보했지만 이후에도 계속 신고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제조사의 조사, 후속조치 모두 '주장'일 뿐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머리카락 등이 발견된 제조번호 백신의 이상반응 보고율은 0.272~0.804%로 그외 제조번호 백신 평균보다 0.006~0.265%포인트 높았다. 다만 오염확인 등 추가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백신의 품질이 어땠는지, 부작용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코로나19 시기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이물이 확인된 백신이나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맞았을 때 효과나 부작용은 미리 알 수 없다"며 "그래서 원칙적으로 이물신고된 백신은 물론 같은 환경에서 만든 것까지 회수해 폐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백신과 다르게 2020년 이물질 발견을 이유로 4개 제조번호 61만5000개(도스) 분량의 독감(인플루엔자)백신이 즉시 폐기됐다. 건강문제가 우려되지 않는 '백신성분이 응집한 물질'이었지만 선제적 조치로 업체가 자진회수 처리했다. 해당 업체는 식약처로부터 제조업무정지 3개월이라는 행정처분까지 받았다.

같은 잣대를 대면 코로나19 백신도 폐기되는 게 당연하다는 게 마 과장의 주장이다. 그는 "백신접종에 가장 중요한 것은 효과보다 안전성으로 이번 사건은 앞으로 정부의 방역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어른은 물론 아이까지 '백신패스' 등을 앞세워 접종을 강제한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백신계약의 비밀유지 조항과 정보공개법에 따라 이물질이 발견된 백신 제조사는 질병청·감사원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물질이 신고된 백신은 별도로 격리·보관해 실제 접종된 사례는 없다"며 "동일 제조번호 백신은 제조공정상 문제가 없고 신고된 해당 백신만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돼 접종을 중단할 만한 위해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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