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프라다·H&M는 왜 인종차별에 '뛰어들었나'

구찌·프라다·H&M는 왜 인종차별에 '뛰어들었나'

강기준 기자
2019.02.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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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트렌드 변화 점점 빨라져… <br>디자인 넘어 '가치' 입히려다 무리수 <br>"백인 경영진 많아 인종적 이해 부족"

논란이 된 구찌 스웨터 /사진=다이어트프라다 SNS.
논란이 된 구찌 스웨터 /사진=다이어트프라다 SNS.

구찌, 프라다 등 명품브랜드에서부터 H&M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까지. 패션 브랜드들이 최근 인종차별, 자살 연상 등 논란에 잇따라 휘말렸다.

23일(현지시간) BBC는 '공격적인 패션브랜드, 알고 한 디자인일까'라는 제목으로 최근 패션업계에 불거진 문제에 대해 소개했다.

포문은 프라다가 열었다. 지난해 12월 흑인 얼굴에 커다란 빨간 입술의 열쇠고리가 흑인을 비하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9세기 코미디쇼에서 백인배우가 얼굴에 구두약을 검게 칠하고 입술은 과장되게 칠하고선 우스꽝스러운 춤과 노래를 부르며 흑인을 희화화한 데서 비롯된 '블랙 페이스(Blackface)'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었다. 블랙페이스는 흑인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 확산에 기여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1960년대 흑인 인권운동이 발발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프라다는 논란이 커지자 해당제품을 매장에서 모두 수거하고 "흑인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이달 중순 '다양성 위원회'를 구성해 문제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프라다 홈페이지
/사진=프라다 홈페이지

이달초 명품브랜드 구찌가 선보인 터틀넥 스웨터 역시 블랙페이스를 연상시킨다는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유명 힙합가수 50센트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구찌 제품을 불태우는 영상을 올리는 등 역풍이 거세지자 구찌는 사과와 함께 모든 제품을 수거했다.

버버리는 목 부분에 '자살'이나 '교수형'을 상징하는 올가미가 달린 후드티를 공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는 패션쇼 무대에 선 모델 리즈 케네디가 SNS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이 커졌고, 버버리 역시 제품을 모두 빼기로 결정하며 사과했다.

패션 브랜드들의 인종차별 논란은 매번 불거지는 일이다.

지난해 H&M은 10살 남짓한 흑인 아이가 입은 후드티에 '정글에서 가장 쿨한 원숭이'라는 문구가 써 있었던 것 때문에 흑인비하 역풍을 맞았다. H&M은 해당 사진을 교체하고 '다양성 리더'를 새로 영입해 다문화에 좀 더 이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돌체앤가바나는 중국인 모델이 젓가락으로 피자와 파스타를 먹는 광고를 게재했다가 동양인 비하라는 뭇매를 맞고 사과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사진=트위터 캡처

크리스 길모어 위기 관리 마케팅 전문가는 BBC에 "짧은 시간 내 많은 관심을 끌기 위해 논란을 일으키는 방식은 오래된 마케팅 전략의 하나"라면서 "사전에 수많은 이들이 제품을 검토했을 텐데도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인종차별을 형상화한 제품들을 선보이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설명했다. 은연 중에 아무나 입을 수 없는 옷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데는 이러한 방법이 적격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패션 트렌드 변화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브랜드마다 디자인을 넘어 '가치'를 제품에 입혀야 하다보니 충분한 검토 없이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앨런 아담슨 메타포스 공동창업자는 "한두 달의 여유를 두고 신제품을 준비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몇 주의 촉박한 일정 속에 패션쇼와 온라인 상품을 모두 준비해야 하다보니 관리가 느슨해진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패션업계가 백인 경영진에 백인 디자이너를 위주로 움직여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게다가 보수적인 내부 문화 때문에 이같은 문제를 봐도 지적해줄 스태프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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