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임에 도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본인을 맹추격한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와 대선 결선 투표에서 맞붙게 됐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28%, 르펜 후보는 23∼24% 득표율로 1, 2위를 차지해 이달 24일 결선에 진출한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입소스-소프라 스테리아는 마크롱 대통령이 28.1%, 르펜 후보가 23.3%를 얻을 것이라고 봤고,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역시 마크롱 대통령 28.6%, 르펜 후보 24.4%라는 비슷한 결과를 제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넘어까지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르펜 후보는 "조국이 다시 일어설 희망이 보인다"며 "오늘 마크롱을 선택하지 않은 모든 사람은 이 움직임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가 20% 수준의 뜻밖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로 탈락했을 때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지 않았던 멜랑숑 LFI 후보는 이번에는 지지자들에게 "르펜 후보를 뽑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선은 오는 24일 열린다. Ifop는 마크롱 대통령이 결선에서 르펜 후보와 맞붙을 경우 51%로 힘겹게 이긴다고 예측했고,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입소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54%의 지지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결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지만 5년 사이 33%포인트나 차이 났던 득표율 격차가 2∼8%포인트로 좁혀져 마크롱 대통령 입장에서 긴장할 수밖에 없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는 등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EU의 결속을 강조하기도 했다. 유럽 내 리더 역할을 하는 국가가 부재한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대선에서 업적을 자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에서도 민족주의적 극우주의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르펜 후보가 그 선봉에 있다는 분석이다. 그가 속한 국민전선은 유럽연합(EU)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회의적이고 탈퇴도 언급한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안한 유럽 정세를 감안해 이번 대선에서는 'EU 탈퇴'라는 공약은 거둬들였다.
르펜 후보는 국민전선 창립자인 극우 정치인 장 마리 르펜의 딸로서 현재 당을 이끌고 있다. 이민자들이 프랑스에서 프랑스인과 동일한 혜택을 받아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쳐왔고, 국경을 닫아 아프리카나 중동에서 오는 이민자들을 막아야 한다고도 했다. 마크롱에 대해선 재임 동안 노란조끼 시위가 지속되는 등 정국 불안을 일으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민자에게 국경을 개방한 것을 놓고도 지적하면서 보수적인 정서를 건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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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르펜 후보가 과거 크름 반도의 독립을 지지하면서 과거에는 푸틴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식의 발언을 한 지점은 불리한 지점이다. 2016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기화로 '트럼프·푸틴·르펜'이라는 '신 삼각동맹'을 주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