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관세·전쟁보다 더 큰 변수, 트럼프식 교육

[기자수첩]관세·전쟁보다 더 큰 변수, 트럼프식 교육

김종훈 기자
2026.01.30 04:35

대학 지원금·교육복지 예산 대폭 삭감…공교육·고등교육 약화 우려

"미국 곧 망할 것 같다."

미국 대학 교단에 서는 한 외국인 교원이 농반진반 내뱉은 말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된 이후 법과 제도가 너무 빨리 바뀌어 혼란스러울 지경이라고 했다. 실제 '트럼프 관세'와 전쟁이 국제 뉴스를 장식한 지난 1년 미국 교육계도 어느 때보다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중시하는 캠퍼스 문화를 지적하며 보조금을 무기삼아 대학들을 굴복시켰다. 전례없는 행동에 캠퍼스는 혼란과 공포에 휩싸였다. 이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교육 전문지를 통해 공개된 연구에서 잘 드러난다. 영국, 호주 대학 교직원들이 미국 대학 교직원들에게 트럼프 교육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모든 응답자들이 익명 처리를 요구했다. 감시당할지 모른다며 특정 메신저 사용을 거부하기도 했다.

연구를 진행한 교직원들은 출판을 거부 당하자 언론을 통해 연구 경과를 공개했는데, 후환이 두렵다며 실명을 숨겼다. 대학의 최고 가치이자 대학을 보호하는 학문과 표현의 자유가 허수아비로 전락했다.

공교육 현장도 처참하다. 에듀케이션위크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트럼프는 의회가 배정한 교육예산 120억달러(17조6000억원)를 삭감했다. 식품과 정신건강 지원, 폭력 예방, 특수교육 등 교육복지 정책 상당수가 보조금 삭감으로 중단 또는 지연됐다. 이 매체는 "교육 종사자 수백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수십 개 교육청에서 건물 보수, 도서 구입, 대학지원 프로그램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교육 정책 권한을 연방정부에서 주 정부로 돌려주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지방 교육기관들이 예산 때문에 연방정부에 더 매달리게 됐다. 이런 형국이 계속된다면 지방 교육 자치 시스템에 중대한 균열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교육은 건강한 시민을, 대학은 미래 인재를 양성한다. 교육 붕괴는 국가 경쟁력 저해로 이어진다. 남은 트럼프 임기 3년 동안 이런 식으로 간다면 미국의 교육 혼란은 관세 파장이나 전쟁보다도 훨씬 심각하고 고질적인 경제·사회적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면서도 자고 일어나면 정책이 뒤집히는 한국도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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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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