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키맨]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스탠리 드러켄밀러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에 케빈 워시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주목되는 인물이 있다. '워시의 멘토'로 꼽히는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워시 후보자가 취임하면 드러켄밀러가 세계 경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일제히 전망했다.
드러켄밀러는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조지 소로스와 함께 일했으며 지금은 자신의 투자회사인 듀케인 패밀리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드러켄밀러는 워시 후보자와 2011년부터 10년 넘게 함께 일하며 신뢰를 쌓았다. 워시 후보자는 당시 연준 이사직을 사임한 뒤 드러켄밀러 회사에 파트너로 참여했다.

F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소식통 말을 인용해 "워시 후보자는 드러켄밀러를 단순히 직장 상사로 존경하는 것을 뛰어넘어 효심 깊은 자식처럼 그를 대한다"며 "두 사람은 마치 아버지와 아들같다"고 했다. 이어 "두 사람은 끊임없이 통화와 문자메시지로 소통한다"며 "하루에 12번 이상 통화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드러켄밀러 효과에 주목하라"고 보도했다. WSJ도 드러켄밀러가 월가 관계자들에게 "워시가 차기 의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드러켄밀러와 함께 일한 경력을 언급했다.
드러켄밀러가 '그림자 연준 의장'으로 평가되는 건 단순히 연준 의장 후보자와 친해서가 아니다. 그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오랜 멘토기도 하다. 드러켄밀러는 1990년대 초 소로스의 퀀텀 펀드를 운용할 당시 베선트 장관을 고용해 함께 일했다. 소로스는 1992년 영국 파운드화 공매도를 통해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BOE)을 굴복시켰는데 드러켄밀러가 이 때 핵심인물이었다.
드러켄밀러-베선트 두 사람은 여전히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한다. FT는 "워시와 베선트는 드러켄밀러와 공통된 인연으로 서로를 알게 된 일이 많다"고 했다. 실제로 드러켄밀러는 워시 후보자 지명 소식 이후 FT에 "연준 의장과 재무장관의 협력이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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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는 워시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통화정책을 추진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근거 역시 멘토 격인 드러켄밀러의 영향력이다. 보수성향인 드러켄밀러는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에 늘 비판적인 입장이었고 폴 볼커 과거 연준 의장처럼 기준금리를 높게 올려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알려졌다.
WSJ는 "워시 후보자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본적으로 유연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드러켄밀러와 함께 일했던 동료의 말을 빌려 "드러켄밀러 주변에 있으면서 그의 영향을 받지 않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드러켄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후보자를 지명한 지난달 30일 FT에 "워시를 항상 매파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는 양쪽 입장을 모두 취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나 재무부에 대해 드러켄밀러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거란 관측도 있다. 드러켄밀러는 공화당 지지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그가 존재감을 드러내면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할 수 있다. FT는 "드러켄밀러는 베선트가 재무장관이 된 이후에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신중하게 접촉해왔다"고 전했다.
드러켄밀러는 워시 후보자가 쿠팡의 미국 모회사 쿠팡Inc 사외이사가 되는 데에도 관여한 걸로 알려졌다.
[프로필] 스탠리 드러켄밀러 ▷1953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생 ▷올해 나이 만 72세, 키 196cm ▷보든칼리지 영문학, 경제학 전공 ▷피츠버그국립은행 책임연구원 ▷조지 소로스 퀀텀 펀드 운용(파운드화 공매도) ▷본인 투자회사 듀케인 패밀리오피스 운영 ▷억만장자 투자자, 연평균 약 30% 수익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