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충남 예산시장 장터광장 가보니

"어? 골목식당 막걸리 그 사람 맞지?"
지난 21일 충남 예산시장 골목양조장 앞으로 관광객들이 웅성이며 지나갔다. 8년 전 방송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대전 청년몰 막걸리집 사장으로 출연했던 박유덕 대표는 예산시장에서 '골목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툴지만 강단 있는 청년 사장이었던 그는 이제 미국으로 막걸리를 수출하는 기업인으로 성장했다.
이날 예산시장은 부슬비가 내리는 평일 낮인데도 가족·커플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장터광장 한쪽에선 저렴한 가격에 불판을 빌려 정육식당에서 고기를 사 구워먹는 이곳만의 '시그니처 조합'을 즐기는 모습이 펼쳐졌고 아이들은 사과파이를 손에 들고 연신 인증샷을 남겼다. 레트로 감성으로 꾸민 시장을 둘러보며 옛 추억을 떠올리는 어르신들도 눈에 띄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예산시장은 하루 유동인구가 한 자릿수에 불과한 쇠락한 전통시장이었다. 방문객이 없으니 점포들은 셔터를 내렸고 사람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하지만 백종원 더본코리아(18,580원 ▲530 +2.94%) 대표가 지역 살리기에 뜻을 두고 2023년 예산 장터광장을 기획하면서 지금은 약 80개 매장이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더본코리아는 예산군과 함께 사과·쪽파·꽈리고추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중심으로 시장을 재구성했다. 시장의 분위기는 유지하면서도 휴게공간과 편의시설을 정비했고 방문객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동선을 만들었다. 그렇게 3년 동안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넘는 대표 관광지로 변모했다.
더본코리아는 간절한 꿈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시장이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양경민씨(29), 김국헌씨(30), 손우성씨(44)는 각각 한화이글스 야구선수, 프로듀스101 출신 아이돌 연습생, 특전사 군인이었지만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 요리 경연 프로그램 '레미제라블'에서 순위권에 들며 백 대표와 인연을 맺었고 장터광장에서 인생 2막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청년 3인방은 시장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역할도 맡고 있다. 지난해 핼러윈 시즌에는 시장을 호러 콘셉트로 꾸몄고 크리스마스에는 대형 트리와 산타 이벤트를 직접 기획했다. 올해도 여름 야간 맥주 페스티벌과 가을 음악회 등을 구상 중이다. 예산시장과 장터광장을 '가볼 만한 곳'이 아닌 '꼭 가야 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예산시장 바깥에서 지붕없이 꽈배기를 팔던 '원주민' 이신복씨(47)도 장터광장에 자리를 잡았다. 시장을 돌아보던 백 대표가 꽈배기 맛을 본 뒤 안에서 함께 장사해보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덥고 춥지 않게 장사할 수 있는 게 제일 기뻤다"며 "지금은 스스로 신메뉴를 개발하고 포장 디자인까지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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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는 상인들이 예산시장 상인들이 일관된 품질과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더 집중할 방침이다. 예산 더본 외식산업개발원에서 조리·베이커리 교육과 창업 컨설팅을 수시로 진행한다. 청년 상인들을 육성하고 시장 일부 점포는 창업자들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해 육성한다.
앞으로 다른 지역으로도 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문경·군산·상주 등 지역에도 더본 외식산업개발원을 세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여주·안성 등에서도 지역 경제를 함께 살리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지역 특산물과 관광·외식 콘텐츠를 연결하는 더본만의 체류형 관광 모델을 정착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유경식 더본 외식산업개발원장은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인구를 유입해 우리 지역만의 가치를 창출하자는 목표"라며 "지역 자활센터와 일자리를 연계하고 기존 상인들과 화합하며 공존하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