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간 소통 1단계 타결 결정적 계기… "파급효과 커 한쪽 양보 어렵다" 관측도

교착 상태에 빠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통 큰'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 때문이다.
FTA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시 주석의 방한이 협상 타결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 방한은 한·중 FTA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양국이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협상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FTA 협상은 현재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양국은 지난해 9월 중국 웨이팡에서 열린 6차 협상에서 품목 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의 자유화(관세철폐)율에 합의하며 1단계 협상을 완료했다. 2012년 5월 1차 협상 이후 1년4개월 만이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품목별 양허(시장개방) 수준을 논의하는 2단계 협상에 들어가면서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핵심 쟁점 품목에 대한 이견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측은 석유화학, 철강·기계 등 제조업 중심의 대(對)중국 수출 주력 품목을 일반품목군에 배치해 조기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철폐를 20년간 유예하는 민감품목군에 농수산물을 대거 포함시켰다.
반면 중국 측은 우리가 민감품목에 배치한 농수산물을 일반품목군에 넣고 양허요구를 하고 있다. 주요 공산품은 민감품목군으로 분류해 우리 측의 조기 관세 철폐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서로 간의 입장차를 줄여나가고 있다"면서도 "팽팽한 '힘겨루기'가 지속되며 혼전 상태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도 "(한·중 FTA 연내 타결은 우리 측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협상 타결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정상 간의 소통은 협상 타결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관측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에 조속한 한·중 FTA 타결 필요성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진다면 실무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논리다.
실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6월 중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협상팀이 협상을 조속히 다음 단계로 진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리고 불과 3개월 후 양국 협상단은 FTA 1단계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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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및 실무급 연쇄회동이 예정된 것도 전망을 밝게 한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과 별도로 윤상직 장관은 4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 부장과 한·중 통상장관 회담을 갖고 FTA 등 현안을 논의하고, FTA 협상단은 중국 협상단과 비공식 회의를 열 계획이다. 12차 공식협상도 7월 중에 곧이어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30일 내부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전략을 마련했다.
노영기 중앙대 명예교수는 "정상 간 컨센서스가 이뤄지면 양국 실무 협상단이 이견을 좁히는 데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상회담에도 경색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중 FTA가 다른 FTA보다 양국에 미치는 경제적, 지정학적 파급효과가 큰 만큼 어느 한쪽에서 양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국 정상 간의 소통이 FTA 협상에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그렇다고 협상 타결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