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담뱃값 인상, 증세 아니라고 말하기 어려워"

정부 "담뱃값 인상, 증세 아니라고 말하기 어려워"

세종=정진우 기자
2014.09.12 17:44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 "증세 목적으로 담뱃값 인상하지 않았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 발표를 예고한 11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무교동의 한 담배 가게 앞을 지나고 있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 발표를 예고한 11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무교동의 한 담배 가게 앞을 지나고 있다.

정부가 담뱃값과 주민세 인상이 사실상 증세 효과를 낸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문창용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담뱃값·주민세 인상이 증세가 아니냐는 질문에 "증세가 아니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세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 고위 관계자가 현 상황이 사실상 증세라는 점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실장은 다만 "증세 목적으로 담배 가격을 인상했다는 데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연 정책의 하나로 담배 가격을 올린 것이고 담배 가격을 올리려다 보니 담배 가격을 구성하는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증세를 하려면 다른 정공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 실장은 또 "현 정부 들어서도 지난해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이나 비과세·감면 축소 등 세금을 늘려온 부분이 있었다"며 "다만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 등 눈에 띄는 증세가 없었던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증세는 소득세 측면에서 면세되는 부분이나 공제 영역을 건드려야 한다"며 "그런 부분이 쉬운 영역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문 실장은 이밖에 "재정 상황 등 분위기가 증세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가게 되면 증세폭이 감세폭보다 커지는 국면이 올 수 있는 것"이라며 "대국민 선전포고식으로 ‘이제 증세하겠다’는 식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문 실장은 부가가치세나 주(酒)세 등의 인상엔 난색을 표명했다. 그는 "부가세 세율 인상은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다"며 "다만 국민적인 합의가 있으면 올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선 주세율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며 "담뱃값 인상만 해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안전행정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행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고 강조햇다.

문 실장은 다만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담배와 술 등 품목에 대한 청소년들의 접근성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세율을) 올릴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2004년 담뱃값 인상 때는 정치적인 고려 등으로 원안보다 담뱃값 인상 폭이 낮아졌는데, 이번에도 담뱃값 국회 논의과정에서 조정될 여지는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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