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20년' 일본, 부활의 현장을 가다]<2>-③장상수 日아시아대 특임교수가 현지에서 본 아베노믹스

#지난 10일 오전 일본 도쿄 인근 무사시노시에 있는 아시아대학교. 도쿄역에서 기차로 40분 거리인 이 대학에서 한국인 교수를 만났다. 장상수 아시아대 국제경영전략연구과 교수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20년 넘게 연구 활동을 하다가 지난 2012년말 전무로 퇴직한 뒤 이듬해초 이 학교 특임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공교롭게도 그의 일본 생활 기간은 아베노믹스의 시행 시기와 맞물린다. 일본 현장에서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본 아베노믹스는 어떤 모습일까.
장 교수는 인터뷰 내내 일본의 '구조개혁'과 '기술개발' 등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 또 일본 경제전문가들보다 좀더 객관적 시각에서 아베노믹스를 바라봤다. 장 교수는 "아베 총리는 남이 뭐라고 하든지 신경 쓰지 않고, 정책 방향이 정해졌으면 초지일관 밀어붙였다"며 "국민들에게 경제 부활을 위해선 이대로는 더이상 안 된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이 길 밖에 없다는 강한 비전을 제시해 일본 사회 전체에 활력이 되살아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정책 방향과 우선순위 등 전체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짠 후 국정을 관리했다"며 "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를 일본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서 찾았고, 코스트 절감과 각종 규제 타파에 초점을 맞추는 등 친기업정책을 확실히 명시해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다만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고 기업들 실적도 개선되고 있지만 GDP(국내총생산)의 230%에 달하는 공공부채가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민간투자와 구조개혁 등) 성과에 따라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베노믹스로 많은 부문이 개선되면서 20년 장기불황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터널을 벗어났을 때 또 터널이 나올 수 있다"며 "과거에도 엔저시대가 여러 번 있었고 경기 사이클상 좋은 실적의 시절을 지나기도 했지만 결국엔 장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특히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결국 성장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는 재정건전성에 신경을 쓰고 일본 기업들은 기업가정신을 살리고 구조개혁을 통한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토요타 자동차가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데 자체 구조개혁을 통해 비용절감을 하면서 경쟁력을 키웠고 일본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2조엔대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며 "첫 번째와 두 번째 화살이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기업과 산업 모든 면에서 구조개혁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대한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한국이 일본처럼 20년 장기불황을 겪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는 충고도 했다. 장 교수는 "글로벌 시장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미래 먹을거리를 위해 우리가 계속 치고 나가야한다"며 "정치권은 정쟁에 매달릴게 아니라 국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여야하고, 기업들은 남들이 안하는 분야에 기술개발과 투자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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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부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않으면 모든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이 지금 메르스 등 여파로 대내·외 상황이 좋지 않아 답답할 것 같지만, 일본을 제대로 반면교사 삼아 장기불황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