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신도시 수출1호… 검은대륙에 부는 '슈퍼스타K'

한국형신도시 수출1호… 검은대륙에 부는 '슈퍼스타K'

알제(알제리)=민동훈 기자
2012.11.14 09:01

[세계 속에 '한국건설의 혼' 심는다 2012 <3>]북아프리카편

[편집자주]  북아프리카가 중동과 동남아시아시장을 이을 국내 건설업계의 새로운 해외시장으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시장이 국내 건설기업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고 사업다각화가 가능한 지역으로 북아프리카가 꼽히는 것이다. 현재 북아프리카시장을 선점한 대우건설을 필두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 대림산업 등이 사활을 걸고 수주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1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기업들은 올들어 11월까지 북아프리카에서 총 18건, 21억53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액(6억5300만달러)의 3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경남기업 알제리 시디압델라 신도시 공사현장 전경 ⓒ시디압델라(알제리)=민동훈 기자
↑경남기업 알제리 시디압델라 신도시 공사현장 전경 ⓒ시디압델라(알제리)=민동훈 기자

 ◇알제리, 북아프리카 건설시장 최대 거점

 당초 북아프리카시장은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진출 원조격인 리비아를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내전 등의 영향으로 현재는 수주활동의 거점이 알제리로 이동한 상태다.

 주알제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알제리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통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도로 400억달러 △철도 350억달러 △수자원 200억달러 △주택 500억달러 등 총 2860억달러를 각종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다.

 알제리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신도시 개발의 경우 이미 국내기업들이 진출한 시디압델라(경남기업)와 부그줄(대우건설) 외에 하시메사우드와 엘메네아 등 총 13개 신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국영석유공사 소나트랙은 올해부터 2016년까지 682억달러를 정유플랜트 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며 국영전력가스공사 소넬가스도 2020년까지 300억달러를 투자, 1만2000㎿(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설비를 추가로 건설할 방침이다.

 현재 알제리시장은 대우건설의 독무대나 마찬가지다. 북아프리카시장 개척의 선구자격인 대우건설은 1986년 수도 알제의 힐튼호텔 건설에 참여한 뒤 내전 등을 이유로 사업을 접었다가 2008년에 다시 진출했다.

 이후 아르주산업단지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비료공장과 부그줄 신도시 기반시설공사, 젠젠 항만공사, 알하라쉬 하천복원공사, 라스지넷 복합가스발전소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 모로코 조르프라스파 ODI비료공장 공사현장 전경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 모로코 조르프라스파 ODI비료공장 공사현장 전경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10,140원 ▲90 +0.9%)과 함께 알제리시장 개척의 선두주자경남기업은 알제시 남서쪽 25㎞ 떨어진 지역에 시디압델라 신도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개발 총면적 3000㏊(헥타르)의 시디압델라는 첨단과학신도시를 콘셉트로, 국내 1기 신도시를 모델로 삼았다. 국내 엔지니어링업체가 기본 도시설계부터 참여한 '한국형 신도시 수출 1호'다.

 삼성엔지니어링(36,400원 ▼2,550 -6.55%)도 알제리에서 한창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알제시 동쪽으로 350㎞ 떨어진 스킥다 지역에서 정유시설 현대화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단기간에 기존 정유시설을 개·보수해야 하는 이 공사는 유럽 유수의 건설업체들조차 두손을 든 프로젝트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모듈방식의 첨단공법을 활용해 극복하고 있다.

 ◇모로코, 비료산업 등 산업인프라 대거 확충

 알제리와 더불어 북아프리카 건설시장의 쌍두마차 모로코는 원유가 생산되지 않는 대신 비료원료인 인광석이 풍부해 이를 토대로 한 비료산업이 발달했다. 모로코 비료산업을 독점한 국영기업 OCP는 연매출 32억달러(2012년 예상)에 달하는 대기업으로, 최근 비료공장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트라 카사블랑카무역관에 따르면 해외 비료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모로코는 올 상반기에만 인산염 23억7167만달러(전년 동기 대비 2.5%), 인광석 8억6347만달러(14.4%)를 수출했다. 올해 인산염과 부산물 생산 예상량만 1800만톤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비료공장 증설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부족한 전력사정을 개선하기 위한 발전소 발주도 이어지고 있다. 모로코의 최대 전력수요는 7300㎿ 규모에 달하지만 설비용량은 6128만㎿에 불과한 상황이다. 특히 비료공장에 많은 전력이 소요됨에 따라 비료공장 증설에 맞춰 발전소 건설도 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모로코에는 대우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 2개 기업이 카사블랑카에서 남서쪽으로 250㎞ 떨어진 조르프라스파 지역에 화력발전소와 비료공장을 건설 중이다. 특히 비료공장의 경우 올 연말 발주될 2개 공장을 비롯해 총 4개 공장이 증설될 예정으로, 대우건설은 물론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등이 입찰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생경한 '이슬람+불어문화권' 적응 필수

 알제리와 모로코, 튀지니 등 북아프리카에서도 서부지역에 자리잡은 '마그레브'(maghreb·해가 지는 곳을 의미하는 아랍어) 국가들은 이슬람 문화권이더라도 중동과 달리 프랑스어가 공용어로 사용돼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기업들은 언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비아를 제외하곤 대부분 북아프리카 국가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 경험이 많지 않아 발주처와의 의견조율 등이 생각처럼 녹록지 않다는 게 현지 진출업체들의 귀띔이다.

 정도현 주알제리 국토해양관은 "공식적으로는 아랍어를 사용하지만 법률이나 공사관련 서류 등은 여전히 프랑스어로 작성해야 한다"며 "국내기업들이 프랑스어 능통자들을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당 5명 안팎에 불과해 발주처 등과 협의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진출한 국내 건설기업들이 꾸준히 현지 발주처와 관계를 맺어온데다 현지인 채용과 사회공헌 활동 등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비쳐지고 있어 앞으로 있을 건설공사 입찰에서 다른 국가 업체에 비해 유리할 것이라고 건설업계는 내다봤다.

 박남희 경남기업 알제리 지사장은 "한국인 특유의 근면 성실함과 수준 높은 시공능력 등에 대한 발주처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며 "현지 근로자 채용비율을 70~80%대까지 끌어올린데다 공사현장 인근 지역 주민들과 다양한 교류, 봉사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다보니 한국기업 선호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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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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