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룡마을 개발방식 공방 피해자는?

[기자수첩]구룡마을 개발방식 공방 피해자는?

이재윤 기자
2013.03.20 17:22

 "사전에 협의를 거쳐 통과된 내용인데 도대체 구청에서 왜 그러는지 알 수가 없네요."(김성보 서울시 도시정비과장)

 "구청과 상의도 없이 개발계획을 변경하는 게 말이 됩니까. 저흰 환지 방식 면적이 얼마나 되는 지도 모릅니다."(신연희 강남구청장)

 20일 서울시와 강남구가 개포동 구룡마을 개발방식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시와 구청 모두 공공개발을 추진하면서 투기세력을 차단하고 개발속도를 높여 사업 추진을 용이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서로 다른 접근 방식으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방을 시작한 쪽은 강남구다. 이날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내용은 공공개발 취지에 맞도록 시와 SH공사가 토지를 전면 매수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구는 시가 해당 토지소유자들과 '꼼수'를 부렸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단순히 민원을 처리했다고 볼 수 없을 만큼 소수의 토지 소유자에게 공공개발 이익의 사유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개발방식 결정과정에서 구를 제외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시도 민감하게 대응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해당 토지소유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 소유권을 남겨둔 채 사업을 진행하면 토지보상금 등을 아낄 수 있어 SH공사 부채 감축은 물론 사업 속도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시는 먼저 식구들간 싸움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구청이 제기한 시와 토지 소유자간의 의혹에 대해선 전면 부정했다. 시 관계자는 "절대 그럴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시는 또 지난해 6월부터 구와 함께 일부 환지방식에 대해 추진해 왔지만 갑자기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아직 구체적인 개발 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구가 앞서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와 구 모두 법과 절차를 내세우며 물러설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문제의 원인은 결국 서로에게 있다. 강남의 대표적 판자촌인 구룡마을은 매년 여름마다 시장과 구청장이 들러 수해를 입는 주민들의 손을 잡고 개발을 약속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결국 이같은 공방으로 피해를 입는 건 판자촌 주민 20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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