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건설사 떠나는 사람들③

건설경기 침체와 원가 상승, 산업재해 리스크까지 겹치며 건설사들이 '생존 모드'에 들어갔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경기 침체다. 건설투자가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업계 체질을 뒤흔들고 있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했다. 감소 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 회복의 신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공사비 상승과 공사 기간 단축 압박, 원가율 부담이 겹치면서 건설사들의 숨통은 더욱 조여든다. 업계 관계자는 "자재비, 인건비, 금융비용이 동시에 치솟는 상황에서 수익성 방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결국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응은 인력 감축뿐"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주요 건설사들은 신규 채용을 사실상 중단하고, 계약직 재계약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제도적 압박까지 더해지며 이중고가 이어진다.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과 발의 단계에 있는 '건설안전특별법'은 원청 건설사의 책임 범위를 크게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장 안전관리와 노동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취지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법적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된다. 인력과 비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안전관리 의무까지 늘어나면서, 사업성 자체가 무너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빚어진다.
현장에서 잇달아 발생한 사고 여파도 건설업에 부담이다.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한 건설사 현장에서 잇달아 발생한 중대재해 사고는 산업 전반에 충격을 던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대책 마련을 지시하며 "안전 관리 소홀에 대해서는 강력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입장에서는 안전 규제 강화가 불가피해진 동시에, 이미지 추락이라는 추가 부담까지 떠안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건설업계 내부의 악순환 고리를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공사비와 안전 규제 부담이 커질수록 사업성은 떨어지고, 이는 신규 착공 위축으로 이어진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며 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도 경색 국면에 빠졌다. 금융 조달이 막히면 새로운 사업을 벌일 수 없게 돼 다시 고용 축소와 경기 위축으로 이어진다.
업계에선 이를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비유한다. '수익성 악화 → 인력 감축 → 안전 리스크 확대 → 사회적 신뢰 하락 → 사업성 악화'라는 연쇄 작용이 멈추지 않고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규제 강화나 경기 불황 같은 개별 요인은 버틸 수 있지만, 지금은 모든 요인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건설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단기간 내 반등은 어렵다고 본다"고 토로했다.
건설업은 비용 절감을 넘어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단기적으로는 인력 감축을 통한 긴축 경영이 불가피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패러다임 전환 없이 회복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숙련 인력의 이탈과 안전 리스크 확대, 금융시장 경색이 맞물린 현재의 구조적 위기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건설업은 '일자리 보고'라는 과거의 위상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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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민 NH농협금융 부동산전문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며 "시공사의 인력 축소가 곧 소극적인 사업 참여로 이어지고, 이는 주택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비사업 수주 과정에서도 경쟁 구도가 약화되면 건설사 요구조건이 강화되고, 그만큼 공급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