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이 120건 보험가입 '병원 나들이'

온가족이 120건 보험가입 '병원 나들이'

김성희 기자
2009.04.02 09:47

['사회악' 보험범죄를 막아라]<3>손해보험사는 '봉'

2005년 7월 마포 등 서울 서부권 일대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조직폭력 '○○파' 조직원인 박모씨를 중심으로 고향 선·후배 등이 세력을 규합해 차선변경, 끼어들기, 비보호 좌회전, 불법유턴, 상대차량 추월 후 급정차 등 법규위반 차량을 추돌하는 고의 교통사고를 유발한 후 보험사 직원들을 폭행, 협박해 25회에 걸쳐 3억원 상당을 갈취한 공갈단 40명이 검거됐다.

이처럼 손해보험 보험범죄는 교통사고 관련 범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동차보험 사고의 경우 보험범죄로 보험금을 타갈 경우 보험사의 손해율이 올라가 자동차보험료가 오르는 등 선의의 고객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지난해 보험범죄로 적발된 혐의자는 총 4만1019명에 달하며 금액으로는 254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혐의자 기준으로 32.7%, 금액기준으로는 24.6% 늘어났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적발실적은 연간 2조2303억원으로 추정되는 보험범죄 규모의 12% 수준에 그치고 있다.

◇70%가 자동차보험 관련 범죄= 지난해 적발된 보험범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자동차보험이다. 자동차보험 범죄는 적발금액 기준으로 69.8%(1779억원), 혐의자 기준으로 87.4%(3만5852명)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형별로 보면 보험사고 내용을 가공하거나 조작한 허위사고가 25.6%로 가장 많았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교통사고 운전자나 사고차량을 바꿔 자동차보험금을 수령한 바꿔치기가 18.9%로 뒤를 이었고 고의사고도 18.7%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동차보험 관련 범죄는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인사건도 있고 경미한 사고임에도 허위로 장기입원해 고액의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

일가족이 120여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후 병원쇼핑을 하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고 개인택시 기사들이 경미한 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수속을 밟은 후 계속 정상적인 영업을 하다 적발되는 사례도 있다.

앞서 예로 든 것과 같이 일부러 사고를 유발시키는 경우도 있고 자기들끼리 사고를 낸 후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가족이나 친인척이 공모하거나 조직폭력배가 연루된 사고가 많은 점도 특징이다.

◇늘어나는 청소년 보험범죄= 최근 청소년 보험범죄가 늘고 있어 사회문제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7년에 보험범죄 혐의로 적발된 사람은 총 3만922명이다. 이중 10대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1.9%(578명)로 낮은 수준이지만 전년대비 83.5% 늘어나는 등 최근 들어 급증세를 타고 있다.

청소년에 의한 보험범죄를 유형별로 보면 고의 및 가공사고가 249명으로 가장 많았고 보험사고 후 보험가입이 174명으로 뒤를 이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청소년 보험범죄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며 "경제적 능력이 없는 청소년들이 무보험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에 가입한 오토바이로 바꿔치기해 피해자를 보상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보험범죄집단이 청소년들의 호기심과 소비심리를 이용해 이들을 이용한 보험범죄를 시도하고 있으며, 일부 부도덕한 부모가 자녀의 생명을 담보로 보험범죄를 시도하기도 한다.

◇병원·정비업체도 보험범죄 동참= 병의원이나 정비업체가 진료비 및 차량 수리비를 허위로 청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2005년 3월부터 2008년 3월까지 불법으로 자동차공업사 정비 코너를 임대해주고 24억여원의 수익을 올린 대전권 자동차공업사 대표 20명이 무더기로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다.

또 이들로부터 정비코너를 임차해 무등록 영업을 하고 68억여원의 수익을 올린 무등록 사업자 45명과 2005년 1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자동차 수리내역 2600여건을 시중 15개 보험사에 허위 청구해 총 1억5700만원을 편취한 부품상 및 공업사 관련자 21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병원도 보험범죄의 온상이기는 마찬가지. 지난해 7월 개인 의원에서 야간에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들이 병원에 내원했을 때 의사들이 퇴근해 병원에 의료인이 없는 상태임에도 원무과장들이 의사인양 대신 환자를 상대로 X-레이 촬영 등을 하고 입원시킨 뒤 의사가 출근한 다음날 환자를 치료하고 그 진료비를 부당하게 챙겨온 서울·경기 개인병원 의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이 의사들은 환자를 직접 진찰한 사실이 없음에도 자신이 환자를 치료한 것처럼 진단서에 병명 및 치료기간 등을 적어 발부하는 등 허위진단서를 남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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