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속으로]"은행 취업문 열렸다" 환호하던 문과생 '당황', 우대능력이…

[이슈속으로]"은행 취업문 열렸다" 환호하던 문과생 '당황', 우대능력이…

양성희 기자
2022.03.12 08:00

은행권 공개 채용 문이 슬슬 열리면서 얼어붙었던 청년 고용시장에 봄바람이 분다.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확대한 곳도 있지만 코로나19(COVID-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채용 트렌드가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영업 인력에서 디지털 인력 중심으로 바뀌면서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Sh수협은행은 현재 상반기 신입행원 공채를 진행 중이다. 일찍이 공채 문을 연 NH농협은행은 최근 전형을 마무리하고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대형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통상 하반기에 공채를 실시하는데 올해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확대한 곳이 있어 은행권 취업준비생들이 한숨을 돌렸다. 농협은행은 전년보다 110명 늘어난 450명을 뽑았다. 지난 10일부터 지원 서류를 받기 시작한 기업은행은 이번 상반기 공채에서 150명을 모집한다. 지난해 상반기, 하반기엔 각각 100명씩 뽑았는데 올해는 상반기 채용 인원을 50명 늘린 것이다.

지난해 일반직 공채를 건너뛰었던 우리은행이 시중은행 공채 문을 먼저 연 것도 취업준비생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다른 대형 시중은행 공채는 하반기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어서다. 우리은행은 세 자리 수 채용을 예고했다.

은행권 총 임직원 수 추이/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은행권 총 임직원 수 추이/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연초부터 공채 문이 속속 열린 것은 반길 만한 일이지만 올해도 디지털 인력 위주의 채용이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과생들에겐 여전히 취업 문이 좁은 셈이다. 일반직 채용에서도 디지털 능력을 평가하거나 우대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은 금융, 디지털 관련 자격증 보유자와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 교육생, 이수자를 우대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일반직 신입 공채부터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를 도입했다. 디지털 전환에 요구되는 논리적 사고력, 알고리즘 이해도, 문제해결 능력을 확인하는 평가다.

공채는 잠잠하지만 수시채용, 상시채용이 활발해지는 등 바뀐 채용 트렌드가 자리잡은 것도 취업준비생들을 한숨 짓게 한다. 현재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모두 필요한 직군에 한해 상시채용을 진행 중이다. 얼마전 디지털 마케터, ICT(정보통신기술) 경력직을 뽑은 신한은행은 현재 기술평가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국민은행, 하나은행도 연금 부문 등 필요한 인력만 '핀셋'으로 뽑고 있다.

채용 방식이 변화한 건 무엇보다 필요한 인력이 영업 부문에서 디지털 부문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부문은 경력직 이동이 잦아 수시·상시채용이 흔하다. 은행마다 개발자 등 디지털 인력을 '모시느라' 바쁜데 무섭게 인력을 확충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세 자리 수 규모의 경력 개발자를 채용 중이다. 카뱅 전체 임직원에서 개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0~50%다.

대규모 공채가 최근 몇년간 쪼그라들면서 실제 은행권 임직원 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 등도 영향을 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은행의 전체 임직원 수는 11만6964명으로 전년 말에 비해 3분기 만에 1461명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많은 업무가 디지털로 대체되다 보니 이전처럼 대규모 영업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대신 디지털 전문가를 영입할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디지털 핵심 인력과 함께 은행의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는 IB(투자은행), 자본시장 등 특정 부문에서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뽑는 추세가 굳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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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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