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3조원 금융지원 계획 밝혀…연 500개, 향후 5년간 2500개 기업에 기업승계 컨설팅 제공 목표

우리은행이 중소·중견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생산적 기업승계' 지원에 나선다. 기업승계를 단순 경영권 이전이 아닌 고용 안정, 기술력 보존, 공급망 안정성 강화의 관점에서 접근해 국가 산업 생태계 유지에 기여하겠단 취지다.
우리은행은 1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생산적 기업승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승계 지원 전략과 중소·중견기업의 지속성장 방향을 발표했다.
정진완 은행장은 "기업승계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의 고용 유지와 기술력 보존, 산업 내 공급망 안정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과제"라며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업해 법률·세무·금융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장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 파트너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보증기관 연계, 투자은행(IB)을 활용한 인수합병(M&A) 투자 지원, 여신, 펀드 등을 통해 향후 5년간 기업승계에만 3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은행권 처음으로 회계·세무·M&A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업승계 전담조직인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지난 4월엔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13억원을 특별출연, 438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키로 했다. 또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과도 금융·법률·세무 전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센터 신설 이후 총 554개 기업과 기업승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 이들 기업의 대표자 중 중 50~69세가 70.2%, 70세 이상이 20.5%로 고령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녀 승계를 희망하는 비중이 52.7%로 가장 높았으나 43.7%는 아직 승계 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승계 의사 미확인, 산업 환경 불확실성 등 때문이다.
센터는 이 중 102개 기업에 컨설팅을 수행했다. 77.5%는 자녀 승계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했으며, 후계자가 없거나 자녀 승계가 어려운 기업에게는 MBO(경영진인수)와 EBO(종업원인수) 등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MBO·EBO 방식으로 승계된 기업의 장기 생존율은 약 50% 수준으로, 일반 기업 생존율(10~20%)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MBO는 기존 경영진이, EBO는 임직원이 단체로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둘 다 종업원의 고용이 보장되고 검증된 내부 인력이 경영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기업의 기술과 조직 문화, 창업자의 경영철학을 승계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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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친족 승계 중심에서 친족 외 승계로 전환되고 있는 일본 사례를 분석했다. 2024년 기준 일본의 친족 외 승계는 전체의 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금융회사들은 기업승계를 단순 금융지원이 아닌 종합 솔루션 비즈니스로 확장하고 있다.
임 실장은 "흥미로운 점은 일본 금융사들은 후계자 부재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새로운 수익원이자 지역 경제 인프라로 재정의했다는 점"이라며 "우리은행도 국내 기업승계 시장에서 사회적 이슈 해결에 앞장서는 '책임감 있는 설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병훈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임직원 승계에 있어 현행 법령상 △세금 부담 △유류분 청구 △우리사주조합 활용 한계 △인수자금 부담 △신탁 활용 제약 등 현실적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그는 "임직원 승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홍승환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는 기업승계 시장에서 M&A가 주요한 해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회계사는 "10~15년 전엔 중기 대표들이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것에 부정적 생각이 많았는데 최근 재무적 투자자들이 회사를 인수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지속 가능한 회사로 키워 제3자에게 재매각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향후 5년간 매년 100개 기업의 가업승계를 성공시킬 경우 △고용 1만명 유지 △매출 기반 10조7000억원 보전 △생산유발효과 469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934억원 등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는 연간 500개, 향후 5년간 2500개 이상의 기업에 기업승계 컨설팅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성후 기업승계지원센터 부장은 "생산적 기업승계는 중소기업의 폐업이나 사업 중지를 방지하고 궁극적으로 고용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기업의 기술력 보존과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목표로 한다"며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승계 준비 단계부터 실행, 사후 경영 안정화 등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중소·중견기업이 백년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