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에 속타는 시멘트업계

철도파업에 속타는 시멘트업계

신아름 기자
2016.11.04 05:00

[기자수첩]

'바람 잘 날 없다.' 요즘 시멘트 업계 상황을 대변하는 말이다. 지난해 초 시멘트 유해성 논란에서 비롯된 '고난의 바통'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과징금 폭탄으로 넘어간 후, 철도노동조합 파업이 이어받는 모습이다. 4일 현재 38일째를 맞은 철도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률이 평소 대비 40%까지 떨어지면서 운송의 절반 가까이를 철도에 의존하는 국내 시멘트 업체들이 생산·출하에 차질을 빚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시멘트를 만들어내도 실어나를 화물열차가 없으니 시멘트 업체들의 생산 공장에서는 제한적인 생산과 출하만 이뤄진다. 통상 최대 80%까지 채워놓는 '사일로'(시멘트 저장고)는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이로 인해 매일 1만5000톤 가량의 출하량 차질이 발생해 지금까지 시멘트 업계가 입은 손실액만 3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시멘트 업계의 계절적 성수기인 3, 4분기에 파업이 발생하면서 피해규모는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만성적자를 털어내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14년 말 이후 흑자기조 정착에 힘을 쏟아왔던 시멘트 업계의 노력이 자칫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시멘트 업계의 경영난은 연관 산업인 레미콘과 건설업계에까지 연쇄적으로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레미콘은 시멘트를 주 원료로 만드는 건설자재다. 건설업체들은 레미콘 업체들로부터 레미콘을 공급 받아 도로를 놓고 건물도 짓는다. 이 세 개의 산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만 이들 산업의 존재 이유가 생겨난다. 철도노조 파업이 더 길어져 '시멘트 공급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레미콘 공장 가동과 건설현장 작업까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시멘트 업계는 3년 전에도 철도노조 파업으로 경영난을 겪은 바 있다. 당시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으려면 이번 기회에 확실한 재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파업 등 비상사태 발생 시 노동조합법상 필수운행 대상에 화물열차를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파업 기간 중 미판매 및 육상 운송 전환에 따른 추가 비용 등 손실액을 감안한 보상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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