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일어나도 빠듯, 취임때보다 더 바쁜 박영선 장관 만났다

새벽 4시 일어나도 빠듯, 취임때보다 더 바쁜 박영선 장관 만났다

대담=임상연 미래산업부 부장, 정리=구경민 고석용 기자, 사진=김휘선
2020.04.27 04:15

[머투초대석]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소상공인 대출 혼란 송구…추가 재정확보 총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규제자유특구 관련 좌담회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규제자유특구 관련 좌담회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해 4월 취임하자마자 강원도 산불 사태로 서울-대전-강원을 오가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최근에는 더 바쁜 나날을 보낸다. 코로나19(COVID-19)라는 초유의 사태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스타트업·벤처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을 직접 챙기면서 대책을 내놓기에 여념이 없다. 평소 새벽 4시에 일어나 일정을 시작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빠듯하다.

박영선 장관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중기옴브즈만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생각지 못한 코로나19가 우리를 모두 얼어붙게 한 요즘 중기부 장관으로서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최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이 혼란을 빚은 데 대해서도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초유의 사태로 대출신청이 폭주하면서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졌다”며 “비판에 더욱 겸손한 자세로 임하면서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의 독과점에 맞서 공공배달앱을 만들자는 의견에 대해선 “지자체가 공공앱을 만드는 것은 가능한 일이지만 정부가 만드는 것은 국민 세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 장관은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에 대비해 대한민국을 리부팅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또다른 미래인 ‘디지털경제’로의 대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새로운 기회가 열린 비대면산업과 바이오·헬스케어산업 등에 중점투자해 스마트 대한민국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때보다 더 바쁘신 것같습니다.

▶화살을 타고 다닌 듯합니다. 지난 1년간 쉼 없이 달려왔는데 생각지 못한 코로나19가 우리를 모두 얼어붙게 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기부가 할 일도 많아졌습니다. 장관으로서 방향을 잘 잡고 나가겠습니다.

-소상공인 긴급대출이 ‘병목현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지금껏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정책을 내놓기까지 우리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전국 62개 센터만으로는 소상공인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IBK기업은행 창구를 활용한 대출을 시작했습니다. 창구를 넓혀 한꺼번에 몰리는 수요를 분산하는 과정에서 연결이 순조롭지 않은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3주가 걸렸습니다. 욕을 먹더라도 시행착오를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추진습니했다. 모든 일이 단계적으로 갈 수 있도록 준비해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현재 병목현상이 많이 해소됐고 문제점들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정책자금 지원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시스템을 정교하게 가다듬고 개선해 나가려 합니다. 특히 중기부와 손을 잡은 기업들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겠습니다. 지난해 ‘자상한기업’을 맺은 KB국민·우리·신한은행이 코로나19 사태에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대출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해줬습니다. 중기부가 추진한 정책들이 결국 큰 연결의 힘을 발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상공인 긴급대출 자금이 소진됐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추가 대책은 있나요.

▶1차 추경이 없었으면 벌써 자금이 소진됐을 겁니다. 아직 1차 추경이 남아있고 기업은행과 시중은행의 자금지원 여력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현장의 자금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사전에 관계부처와 협의해 추가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고용시장도 얼어붙었습니다. 중기부 차원의 고용유지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최근 내놓은 벤처·스타트업 대책에 고용유지 정책이 일부 포함됐습니다.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3억원을 융자·보증해줍니다. 앞으로는 중소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을 때 고용과 연계하는 방안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지금도 고용을 유지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있는데 이런 것과 연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배달의민족’에 맞서 지자체들이 공공앱 개발에 나서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지자체가 공공앱을 만드는 것은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다만 정부가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앱 만들기는 쉽지만 운영의 문제가 있습니다. 운영비는 국민 세금이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또 공공배달앱 개발에 있어 정부가 강하게 개입할 경우 민간영역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관여 정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규제자유특구 관련 좌담회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규제자유특구 관련 좌담회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디지털경제를 화두로 던지셨습니다. 어떤 구상을 하셨나요.

▶코로나19를 예견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중기부는 정책방향을 ‘디지털경제로의 대전환’으로 잡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디지털경제로의 대전환을 위해 ‘스마트 대한민국’을 구현하자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비대면산업 등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혁신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온 것으로 관련분야 유망 벤처·스타트업을 발굴해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로 제2벤처붐의 불씨가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지난해 벤처투자는 4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도 벤처투자 열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벤처·스타트업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습니다. 확진자 동선앱, 마스크맵앱, 진단키트 개발 등 혁신기업이 있었기에 초유의 사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취임 후 첫 정책이 규제자유특구입니다. 시행 1년이 지났는데 성과는 어떤가요.

▶특구 도입 1년이라는 짧은 기간임에도 기업이전과 투자유치, 해외진출, 일자리창출 등 많은 부분에서 가시적성과를 창출했습니다. 앞으로 4~5년간 매출 2조6000억원, 고용유발 5700여명, 기업유치 540개사 등의 성과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코로나19로 특구가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운용해나갈 계획이신가요.

▶원격의료 관련 실증을 허용한 강원 디지털헬스케어특구는 코로나19로 원격의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가장 주목받은 곳입니다. 국민들이 원격의료가 얼마나 필요한지 체감했습니다. 다른 곳도 비슷합니다. 부산 블록체인특구는 앞으로 다가올 비대면경제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기술을, 세종 자율주행특구는 달라진 생활패턴을 책임질 자율주행을 실증하고 있습니다. 선제적으로 특구 지정을 잘했구나 생각합니다. 특구가 디지털경제를 선도해나가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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