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DB(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 개선을 위해 기업에 목표수익률을 임금상승률 이상으로 설정하고 퇴직급여 부채와 연계한 자산배분 투자를 하도록 안내한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편중된 운용 관행을 개선해 기업의 적립금 부담을 줄이고 근로자의 퇴직급여 수급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2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501조4000억원 가운데 DB형은 228조9000억원으로 45.7%를 차지했다. DB형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을 급여가 사전에 정해지고, 사용자가 운용 책임을 지는 제도다.
하지만 DB형 적립금의 91.9%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DB형 연간 수익률은 3.5%에 그쳐 DC형(8.5%)과 개인형 IRP(9.4%)보다 낮았다.
최근 5년간 누적 수익률도 DB형이 15.9%로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 18.9%를 밑돌았다. DB형은 임금 상승에 따라 향후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도 늘어나기 때문에 적립금 수익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낮을 경우 그 차이만큼 기업이 추가로 적립금을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이에 따라 DB형 적립금의 목표수익률을 최소한 임금 상승률 이상으로 설정할 것을 권고했다. 적립금 수익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낮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기업의 추가 적립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다.
또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시점과 운용자산의 투자 기간을 맞추는 자산배분 전략도 제시했다.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할 시점에 맞춰 자산의 투자 기간과 구조를 조정하면 할인율 변동에 따른 적립금 추가 납부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2025년 기준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7.1년인 반면 DB형이 투자 중인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83%는 만기가 3년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시점과 운용자산의 투자 기간에 차이가 큰 만큼 기업별 부채 상황에 맞춰 자산의 투자 기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사업자의 자문을 활용한 자산배분도 강조했다. 퇴직연금사업자가 기업의 정보와 위험 선호도, 퇴직연금 부채 등을 분석해 목표수익률과 자산배분 방안을 제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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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자문을 받아 채권 위주 투자에서 실적배당형과 원리금보장형 등으로 투자를 다변화한 한 사업장은 수익률이 5.9%→7.4%→25.5%로 개선돼 적립금 추가 납입 부담을 완화한 사례가 소개됐다.
아울러 300인 미만 사업장도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컨설팅을 요청할 수 있다. 적립금운용계획서 작성 의무가 없는 소규모 사업장도 목표수익률 설정과 자산배분 투자 등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노동부는 연말까지 DB형 적립금 운용 모범 사용자와 사업자를 선정해 포상할 계획이다. 동시에 2026년부터 DB형 퇴직연금 사업장 가운데 적립금 미충족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기 감독을 실시하고 과태료 부과 등 실효적인 제재조치도 병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