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물량 확보에 나선 TSMC..퀄컴 엔비디아 ST마이크로 이미 삼성 고객
애플이 자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정보기기의 두뇌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구매선을 삼성전자에서 대만 TSMC로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애플의 구매선 교체가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삼성에 오히려 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플에 밀려 TSMC의 라인을 확보하지 못한 고객들이 삼성전자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TSMC와 애플의 '공동 타겟' 삼성=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문에서 애플을 빠르게 추격하는 조짐을 보였던 지난해 6월 애플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견제에도 불구하고 그 후 삼성전자는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1위에 올랐다.
현재 파운드리(위탁생산서비스) 세계 1위는 TSMC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지만 현재 이 시장에서 TSMC, 글로벌파운드리(미국), UMC(대만)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글로벌파운드리나 UMC를 넘어서는 기술력과 힘을 갖고 있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력 톱3'를 꼽으라면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인 인텔,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와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다.
삼성전자가 TSMC 파운드리 사업의 가장 큰 경쟁자로 떠올랐고, 애플 스마트폰의 최대 경쟁자도 삼성전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애플과 TSMC의 협력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TSMC가 애플의 AP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TSMC, 애플 얻고..다른 고객은 삼성으로=
문제는 현재 TSMC의 생산능력이다. 이 회사는 현재 3개의 300mm 라인(팹12, 14, 15)에서 300mm 웨이퍼 기준으로 월 84만 7000장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2억개의 AP를 필요로 하는 애플을 위해 팹 1~2개를 애플 전용으로 전환할 태세다.
이럴 경우 다른 고객들이 TSMC에 위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TSMC는 현재 2014년 가동을 목표로 추가로 월 25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건설 중이다. 당장 내년 4분기에 애플 물량을 생산할 경우 추가 라인이 가동되기 전까지 기존 고객은 다른 파운드리 업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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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파운드리 서비스는 특정 고객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팹리스 업체들로부터 다양한 제품의 생산을 위탁받는 게 특징"이라며 "TSMC가 종합반도체(IDM: 설계와 생산을 동시에 하는 반도체) 회사가 아닌 파운드리를 시작한 이유도 소량 다품종 생산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리스 창 회장이 기업설명회에서 밝힌 것처럼 '1-2개 라인을 한 고객(애플)의 제품으로 채울 수 있다'고 한 것은 다른 고객은 받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최대 파운드리 고객사 중 한 곳인 미국 퀄컴은 자사 물량을 올 초 TSMC에서 삼성전자로 넘겼고, 엔비디아와 ST마이크로 등도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끌려 위탁물량을 맡겼다.
한 외국계 증권사 반도체 담당 임원은 "수년전 국내 한 반도체 업체도 미국 TI와 일본 도시바의 물량을 위탁 생산했으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이 업체들이 생산하던 물량을 한꺼번에 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TSMC도 애플이 갑자기 물량을 뺄 경우 늘려놓은 생산능력이 큰 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TSMC로부터 밀려난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