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르가 한국 TV에 꽂혔던 때가…" 초고가 TV의 역사

"만수르가 한국 TV에 꽂혔던 때가…" 초고가 TV의 역사

심재현 기자
2020.12.17 05:03

[MT리포트-벤츠보다 비싼 초고가 TV 경제학]④

[편집자주] TV의 진화는 더 크게 보고 더 작게 만드는 기술로 향한다. 배불뚝이 같던 브라운관은 종잇장만큼 얇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말아서 보관하는 수준까지 왔다. 깜빡이던 흑백 영상은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생생한 8K 초고화질 컬러 시대로 접어들었다. 최고급 외제차 가격을 오가는 초고가 TV의 기술력과 고객층, 기대효과를 해부한다.

1억원을 넘나드는 초고가 TV가 올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1878년 독일 K.F.브라운이 브라운관을 발명한 이래 140년에 걸친 TV 역사에서 최근 20년은 기술의 진화가 어느 때보다 비약적이었던 시기였다. 브라운관에서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와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로 기술 진화가 이뤄질 때마다 제조사들은 기술력을 총집결한 제품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시판된 제품 중에서는 2004년LG전자(118,000원 ▲2,600 +2.25%)가 출시했던 71인치 금장 PDP TV의 충격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동 석유 부호를 겨냥한 이 제품의 출시가격은 8000만원이었다. 서울 강남 아파트(대치삼성 전용면적 84제곱미터) 1채가 8억~9억원이었을 당시 1억원에 가까운 TV를 두고 언론에서는 "지구상에서 판매하는 TV 중 가장 비싸다"는 해설을 달았다. 이 TV는 출시 전부터 중동 지역에서 300여대의 주문이 접수돼 세상을 더 놀래켰다.

LG전자의 역대 최고가 TV는 2014년 1억2000만원 가격표를 달고 나온 105인치 커브드 UHD TV였다. 이 제품은 풀HD(FHD, 207만화소)의 4배 해상도여서 '4K'라고 부르는 UHD(829만화소)를 넘어 5K에 가까운 1105만화소(5120×2160)를 구현했다.

LG가 주도하는 OLED 시장에서는 2014년 77인치 올레드 TV가 5090만원으로 기록을 썼다. OLED 시장 수요가 늘고 원가 경쟁력에 속도가 붙자 LG전자는 지난해 88인치 8K 올레드 TV를 5000만원에 내놨다.

지난 10월 예약판매를 시작한 세계 최초의 롤러블(화면을 두루마리처럼 말았다가 펼 수 있는) 올레드 TV 가격은 1억원이다. LG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출시까지 2년이 걸린 TV다. LG디스플레이가 2012년 처음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기획할 당시부터 치면 8년이 걸렸다.

억대 TV가 LG전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LG전자 롤러블 TV에 맞서는삼성전자(188,200원 ▼3,400 -1.77%)플래그십은 마이크로LED TV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110인치 마이크로LED TV를 공개하면서 판매가격을 1억7000만원으로 책정했다.

마이크로LED TV 출시 전까지 역대 최고가 TV는 삼성전자가 2014년 출시한 110인치 평면 UHD TV였다. 1대 가격이 1억6000만원으로 첫 고객은 아랍에미리트(UAE) 왕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크기가 가로 2.6m, 세로 1.8m로 킹사이즈 침대(가로 2m·세로 1.6m)보다 컸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105인치 커브드 UHD TV도 1억2000만원에 출시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1966년 출시된 우리나라 최초의 흑백 TV 금성사(현 LG전자) 'VD-191'의 가격은 6만8000원 수준이었다. 당시 대기업 신입사원 월급이 1만2000원, 쌀 한 가마니가 2500원이던 점을 보면 상당한 고가다. 1970년대 초반 출시된 17인치 흑백 TV 가격도 9만8000원으로 일반 직장인 월급을 몇 달치 모아야 살 수 있었다.

1983년 이후 컬러 TV가 출시되고 시장 수요가 늘면서 TV 가격은 직장인 월급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브라운관 시대가 끝나면서 다시 올랐다. 브라운관 시대에선 20인치가 대세였지만 30인치 '대형화면' 개념이 도입되면서 32인치 LCD나 PDP TV 가격은 출시 초반 2000만원을 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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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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