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뛰는데 가격 내리라고?…출하량 '뚝' 레미콘 "가동 중단할 판"

원가 뛰는데 가격 내리라고?…출하량 '뚝' 레미콘 "가동 중단할 판"

김성진 기자
2024.12.29 09:00

예상치 1억9백만 루베로 집계...전년보다 20% 줄어들듯
1999년 이후 최소치...SOC 투자 축소, 착공물량 감소 영향
시멘트, 골재값 상승...수익성 악화에 가동중단 위기
건설사는 가격 인하 압박..."우월적 지위 남용"

연도별 레미콘 출하 실적/그래픽=이지혜
연도별 레미콘 출하 실적/그래픽=이지혜

올해 레미콘 출하량이 IMF 금융위기 이후 최소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레미콘 업계는 출하량도 적고 제조원가 상승으로 수익성도 매우 떨어진다고 호소한다. 건설사들의 가격 인하 요구가 '우월적 지위 남용'이라는 주장이다.

29일 한국레미콘공업협회는 현재까지의 레미콘 출하량을 감안할 때 올해 레미콘 출하량이 약 1억900만루베(㎥·부피의 단위)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예측대로면 전년보다 약 20% 감소한 수치로 IMF 금융위기를 겪던 1999년 약 9600만루베, 2020년 1억908만루베에 이은 최소치가 된다.

레미콘은 시멘트와 물, 골재, 혼화제를 섞어 공사현장에서 굳히기만 하면 되는 콘크리트 반(半) 제품이다. 건설경기의 침체로 도로, 터널 등 SOC(사회기반시설) 투자가 축소되고 주거단지 착공물량도 감소하자 2017년 이후 출하량이 연거푸 줄고 있었다.

레미콘 업계는 현재 건설사들의 구매조직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와 레미콘 단가를 두고 힘겨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지난 24일 4차 협상도 결렬됐다. 레미콘 업계는 1루베당 3000원 인상을, 건자회는 5500원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레미콘의 제조원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시멘트 가격은 최근 3년간 4차례 올라 총 30% 인상됐다. 가격에 대한 기준도 엇갈린다. 건자회는 시멘트 구매가격이 공시된 1톤당 9만5000원이라 파악하지만 레미콘 업계는 자신들이 부담하는 운반비를 포함하면 실제 시멘트 가격은 10만5000원이라고 주장한다.

1회전당 레미콘의 운송단가도 계속 오른다. 올해 7만2000원대로 시작한 레미콘 운송단가는 지난 7월분부터 소급적용돼 내년 6월까지 7만6000원을 적용받는다. 이후에는 7만9000원대로 오른다. 레미콘 업계는 모든 인상분을 합하면 레미콘 제조원가가 1루베당 4000원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건설사들은 시멘트 제조사들에 직접 가격인하를 촉구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국토교통부의 중재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이제는 시멘트 가격 인상의 부담을 레미콘 업계에 떠넘기는 모양새가 됐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납품대금연동제도 작동하지 않는다는게 레미콘업계의 주장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판매대금을 올려받는 내용이지만 건설사와의 '갑을 관계' 때문에 제도를 활용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납품기업과 수요기업이 상호 합의하면 연동제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로 경영여건이 열악한 업체들의 가동 중단까지 우려된다"며 "최소한의 원가 인상분이라도 레미콘 가격에 반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레미콘 산업은 건설산업의 필수 축으로 업계의 생존이 건설산업 전반의 안정성과 직결된다"며 "건자회는 우월적 위치에서 일방적인 가격 인하 요구를 중단하고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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