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대국민 사과… "진정성 보여" vs "빈껍데기 해명" 평가 분분

정용진, 대국민 사과… "진정성 보여" vs "빈껍데기 해명" 평가 분분

유엄식 기자, 하수민 기자
2026.05.27 04:00

신세계 "고의성 근거 못 찾아"
내부 검증 시스템 부실 인정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계열사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직접 공식석상에 등장해 사과문을 낭독했지만 평가는 엇갈린다. 야당으로부터 "인민재판"이라는 비판을 받는 여권 내에서조차 진정성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이 나와서다. 현장에서도 진정성이 엿보인다는 반응과 빈껍데기 사과라는 지적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26일 정 회장은 사과문을 읽은 10여분간 3차례 고개를 숙였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본인에 대한 비판여론을 감수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사과문을 읽은 정 회장은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 이어진 그룹 차원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은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부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게 맡겼다.

전 부사장 등 신세계그룹 임원진은 "고의로 '5·18 탱크데이' 마케팅을 기획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연관된 직원 5명 중 3명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해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며 고의로 해당 마케팅을 기획한 사실을 입증할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조사 과정에서 "AI에 물어봤다" 등 직원들이 마케팅의 고의성을 부인한 사실도 알려졌다. 후속 경찰 조사에서 담당 임직원의 고의성 여부가 확인되면 관련자를 즉시 해임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그룹은 마케팅 검증과 리스크 관리체계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번 마케팅은 팀장→담당→본부장→대표이사 4단계의 보고절차를 거쳤는데 이 과정에서 누구도 5월18일에 이런 이벤트를 기획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왼쪽부터 신세계그룹 이규봉 경영지원총괄 전무,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 김수완 대외협력본부장 부사장, 양종환 감사팀장 상무.  /사진=뉴시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왼쪽부터 신세계그룹 이규봉 경영지원총괄 전무,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 김수완 대외협력본부장 부사장, 양종환 감사팀장 상무. /사진=뉴시스

정 회장의 사과와 신세계그룹의 해명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여권 내부에선 다소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지만 정청래 대표는 "그동안 (정 회장의) 극우적 언행을 봤을 때 소나기를 피하려는 가식적 사과가 아닌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의 비판 기류에 대해 "인민재판을 벌여 '공소취소 특검'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스타벅스로 덮으려는 공포정치"라고 비판했다.

오월단체들은 반발을 이어갔다. 5·18공법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이날 오후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역사를 모욕한 정 회장의 빈껍데기 사과를 거부한다"며 "신세계그룹은 진정성 있는 반성과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한 대형 유통사 관계자는 "총수가 직접 나서 책임을 인정한 건 위기 사안의 무게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사전모의 정황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결론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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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하수민 기자

안녕하세요 하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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