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코리아, 수백억 벌어놓고…100만원 기부?

K2 코리아, 수백억 벌어놓고…100만원 기부?

송지유 기자, 전혜영
2012.09.10 05:00

이익잉여금 2195억원 있지만 사회환원은 '나몰라'…2008~2009년엔 기부금 '0원'

국내 매출 '톱3' 아웃도어 업체인 K2코리아가 수천억원대 미처분이익잉여금(당기 순이익 중 상여금이나 배당금으로 쓰지 않고 남긴 돈)을 쌓아놓고도 정작 사회 기부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K2코리아가 정영훈 대표이사와 어머니 성유순 씨 등 오너 일가에 나눠준 배당금은 100억원이 넘는데다 최근 수년간 연 100% 이상 높여와 대조를 보인다.

9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K2코리아 영업실적은 매출액 3637억원으로 전년대비 40.2%, 당기순이익 586억원으로 전년대비 33.7% 증가했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 중 톱3 실적으로 등산 인구가 크게 늘며 실적도 수직 상승했다. 소비자들이 그만큼 믿고 찾아준 덕이다.

그러나 K2코리아의 사회공헌 활동은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K2코리아 기부금은 단돈 100만원. 순이익 대비 0.0017%다. 노스페이스 등 K2코리아보다 매출이 많은 업체는 물론 중소 규모의 아웃도어 업체보다도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골드윈코리아는 지난해 44억원을 기부했다. K2코리아보다 매출과 순이익이 적은 블랙야크와 밀레도 각각 1억8600만원, 1억3600만원을 기부했을 정도다.

K2코리아가 수백억원의 순이익에도 불구, 기부를 통한 사회 환원에 관심이 없는 이력은 오래됐다. 지난 5년간 K2코리아 기부금은 연평균 1644만원에 그친다. 그나마 2010년 이례적으로 8000만원을 기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기부금은 120만원에 그쳤고 그나마 2008년과 2009년에는 단 한 푼도 기부하지 않았다. 지난해도 100만원을 기부해 '쥐꼬리 기부'의 전형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웃도어 열풍이 불면서 같은 기간 K2코리아 실적은 급증했다. 매출은 2.7배(2007년 1320억원→2011년 3637억원), 순이익은 2.9배(2007년 197억원→2011년 586억원) 늘었다.

하지만 고객들이 많이 찾아주던, 장사가 잘 되던 상관없이 사회공헌 자체에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여윳돈이 없어 기부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K2코리아는 직원 상여금이나 주식 배당금 등으로 처분하지 않은 미처분이익잉여금이 2195억원이다. 지난 2007년 750억원 수준이던 이 잉여금은 2008년 1043억원으로 높아졌고, 2009년 1384억원, 2010년 1694억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특히 기부에는 인색하지만 정영훈 대표 등 오너 일가에 대한 배당금은 급격히 늘리고 있다. K2코리아는 지분 100%를 오너 일가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배당금은 고스란히 오너 일가에게 돌아간다.

실제 K2코리아는 오너 일가 배당금으로 2007년 20억원, 2009년 45억원, 2010년 100억원을 각각 지급했다. 지난해는 사내에 구조조정 관련 잡음이 커지면서 오너 일가에 대한 배당을 잠시 접었다. "K2코리아가 국내 신발공장을 폐쇄해 직원들을 실업자로 내몰고 오너일가는 수 백 억원대 배당금을 챙긴다" 업계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K2 매장에서 판매하는 등산복과 등산화, 모자 등 세트 한벌 값만해도 100만원을 넘는다"며 "그런데도 K2의 연 기부금이 단돈 100만원에 불과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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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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