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의 시대동행]자기 일에 최선 다하는 삶, 인기 업종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일해야 (종합)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 이사장)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만나 청년세대의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 그리고 우리나라 식품산업을 비롯해 전세계 농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주제로 대담했다. 우리나라 대기업 회장 중 몇 안되는 창업자로서 젊은 세대들의 고민을 공감하며 경험이 주는 혜안을 공유했다. 김 회장과 백 상임고문은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하림그룹의 성장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에 필요한게 무엇인지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백용호 상임고문(이하 백): '닭고기'하면 하림이 떠오를 정도로 하림은 국민 기업이 됐다. 닭 사육은 우리 농촌에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일상적인 경험이다. 삶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는 게 굉장히 신선했다. 김 회장님은 닭 사업을 시작해 대한민국 식품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터전을 만들었다. 미래를 바로보는 혜안 즉, '동물적 감각'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례는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아마존 같은 회사 역시 1990년대에 인터넷 사용이 굉장히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 제프 베이조스가 일상의 서점을 온라인서점으로 전환하고, 지금은 우주 산업까지 하는 거대한 기업이 됐다.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도 수많은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를 열어주는 일을 온라인으로 가져온 평범한 일상 속 아이템을 사업화했다. 평범한 삶과 경험 속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은 경우를 보면서 요즘 젊은이들에게 '자기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 속에 길이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닭 사업을 시작할 때 10년~20년 후 대한민국 대표 사업이 될 줄 알았는지, 남들이 보지 못하는 혜안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하 김): 11살때 처음 닭고기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10원짜리 병아리를 사다가 닭으로 키워서 내다 팔면 300원이 됐다. 30배의 이윤이 남는 경험을 통해 재미를 느꼈고 이쪽에 푹 빠졌다. 내 적성과 재능이 사업에 맞는 걸 우연히 알게 됐다. 부모님은 반대하셨지만 재미가 있으니 계속 했고 결국 사업도 커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적성에 맞으니까 재미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열정이 생기고 혜안도 생긴다. 결국 최선을 다하게 된다. 재미가 없으면 부모님이 도와줘도 잘 안되고 열정도 안생긴다. 좋은 직업만 찾지 말고 재능에 맞는 것을 찾으라는 것이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도 우리식으로 따지면 고졸이지만 그렇게 성공했다. 학교 공부가 꼭 중요한 게 아니다. 자기 재능에 맞는 일을 하면 발전한다.
-백: 우리 젊은이들에게 좋은 메시지가 될 것 같다. 최근에 우리나라 청년 창업이 굉장히 감소했다. 통계를 보니 2020년 대비해 2024년에 거의 10% 가까이 줄었다. 청년들이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최근에 여러가지 사회 여건 때문에 불가피하게 주식투자 등 금융 투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등 안타까운 현실이 있다. 창업했다가 실패하면 그게 낙인이 되고 재도전할 기회가 다른나라에 비해 많지 않은 문제도 있다. 또 대기업 집단의 연륜이 다른나라에 비해 긴편이다. 미국은 현재 창업자가 경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국은 오너 3·4세까지 내려갈 정도로 길어지면서 기업가정신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약해졌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가정신이 약화되고 젊은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도전을 피하고 있어 문제다. 회장님께선 대한민국 대기업집단에서 몇 안되는 창업자 중 한명이다. 이런 현상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으로 본다.

-김: 우리나라는 경제를 '따뜻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그것을 '가슴으로 생각하는 경제'라고 정의한다. 복지로 해야 할 일을 경제에 섞는다는 뜻이다. 특히 농업분야는 더 심하다. 또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심하다. 도와주면 잘 될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시장에서는 원하는데로 작동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출산율 높이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돈을 많이 쓰는 편에 속하는데 현실은 어떤가. 창업에 대한 지원도 마찬가지다. 정책자금을 직접 지원하고 행정적으로도 다각적인 지원을 하지만 창업기업 1년 생존율은 OECD 국가들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이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도 정부의 지원이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보편적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는 않는다. 시장에서 가치가 있을 때 지원이 이뤄진다. 결국 열심히 경쟁력을 키우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경제를 만들어야 기업가정신이 다시 살아날 것 같다. 젊은 창업자들은 인기있는 사업을 따라 가지 말고 자기 재능에 맞는 업종에 가야 경쟁력이 있고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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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창업 세대로서 후배 기업인들 특히 앞으로 창업을 꿈꾸는 기업인이나 청년들한테 좋은 메시지가 될 것 같다. 기업 경영을 하다보면 어려움을 피할 수 없지만 결국 인내하는 게 중요한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결국 길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러면서 결국 어려움도 극복하게 될 것 같다. 우리 젊은 독자들한테 참 좋은 메시지가 될 것 같다.
-김: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계획대로 되는 게 없다. 출산율 올리려고 예산을 많이 투입하는데 계획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중소기업 지원도 OECD 국가중 최상급이지만 1년 생존율은 거의 최하위 수준이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에 가장 많은 지원이 이뤄지는 곳이 농공단지 입주 기업이었다. 농공단지는 땅값도 일반 산업단지에 비해 50% 저렴하고, 대출금리도 1% 낮았다. 그렇지만 초기 입주기업의 부도율이 90% 넘었다. 정부가 공짜로 해주는 게 많으니 절실함이 없는 것이다. 세계 어디서나 지나치게 보호해주는 곳은 대부분 망한다.
-백: 지난해 한국 가공식품 수출액이 100억 달러 가까이 된다. 반면 식량 수입액은 400억 달러를 넘어 적자를 내고 있다. 수출도 일부 인기 상품에 편중됐다. 상품이 다양하지 못하고 R&D(연구개발) 투자비도 적은 것 같다. 그럼에도 가공식품 수출액은 매년 8~9%씩 증가하고 있다. 여러 이유중 하나는 K컬처인데 한류의 영향력도 커서 한국 식품이 세계에서 하나의 기준이 되고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된 것 같다. 외국에선 한국 식품이 건강하다고들 한다. 한국 식품의 세계시장에서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

-김: 우리나라 식품 수출이 늘어나고 K컬처가 영향을 많이 주긴 했지만 과장된 측면도 있다. 식품 수출이 물론 잘 되지만 수입과 비교해 보면 수입 증가율이 더 높다. 우리나라 전체 먹거리의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곡물은 약 80%를 수입한다. 국민 1인당 1년에 600kg가량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절반 정도가 수입산이다. 그래서 수입 증가율이 더 빨라지고 개별 품목으로 봐도 특히 소고기는 자급률이 38%밖에 안 된다. 10년 전만 해도 60%였는데 자급률이 후퇴하고 있다. 그래서 수출 증가를 수입의 증가를 함께 봐야 한다.
-백: 국내 식품기업들의 해외 판매 유통망은 어떤가. 예를 들어 세계적인 식품기업 펩시·코카콜라는 브랜드도 갖췄고 판매망도 거대하다. 네슬레도 스위스 기업이지만 많은 사람이 네슬레가 스위스 기업인 걸 모를 정도로 현지화되어 있다. 이런 걸 보면 현지화와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중요한 것 같다. 국내 식품기업도 수출에 더 신경 쓰고 해외를 개척해야 장기적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김: 식량은 해외 유통망에 참여해서 답을 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네덜란드는 농토가 넓지 않은데 수출을 많이 한다. 다른 나라 땅에서 재배하거나 원료를 수입하여 자국에서 가공하에 제품화하고 마케팅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네덜란드는 기후상 오렌지나 카카오를 생산하지 못한다. 하지만 유럽 카카오 시장의 70%를, 오렌지는 60%를 점유하고 있다. 전부 남미나 아프리카에서 공급받아 가공무역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농사는 시장에서 짓는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우리 땅에서 농사를 지어 수출하는 건 매우 지엽적이고 고전적인 생각이다. 우리도 가공해서 수출하는 쪽으로 농식품산업의 방향이 가야 한다고 이전부터 주장해 왔다. 국내에서 농사를 지어서 채우는 게 아니라 가공해서 나가는 방식으로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
-백: 국내 정책 당국에서 식품 안전에 대해 강한 규제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 신뢰와 안전을 위해 규제하는데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선 그런 규제가 신제품 개발이나 사업에 장애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많은 기업인이 식품의약품안전처·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 등 각종 기관을 통해 중복 규제가 이뤄진다고 말한다. 나아가서 규제항목도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 나와도 허가 기간이 너무 길어 사업화에 어려움이 있다. 한국 식품기업이 발전하려면 정부가 과감하게 규제를 바꿔야 한다고 보나.

-김: 식품은 무엇보다 위생적이고 안전해야 한다. 하림은 오히려 국가가 정한 기준치보다 엄격하게 관리한다. 예를 들어 닭고기 가공 공장 실내온도 국가 기준은 15℃인데 하림은 8℃로 더 낮게 설정 운영하고 있다. 반대로 오히려 우리가 더 건의하는 점도 있다. 신선육류의 경우 판매장 냉장고 온도 기준은 8℃지만 0℃로 관리해야 한다고 건의한 적이 있다. 육류는 0℃에서 유지해야 더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도 매장에 오면 온도가 올라가서 품질이 저하될 수도 있다. 실제 미국은 0℃로 기준이 설정돼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여러 조건을 고려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소상공인이나 영세업자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따른다.
-백: 김 회장은 농업에 조예가 깊다. 특히 하림은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수직 계열화 모델을 닭 산업에 적용했다. 농가 사료 지원부터 병아리 사육·도계·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직 계열화되어 있다. 이 모델이 우리나라 농업군이 살 수 있는 하나의 열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게 잘 정착되면 정부가 아니라 대기업 중심이 돼서 재배·사육·판매를 책임지고 농가 소득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우리 농업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되지 않겠나?
-김: 이 모델은 원래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산업의 버티컬 인테그레이션(수직 계열화)을 벤치마킹하면서 시작됐다. 이 모델을 적용하면 산업 차원에서 경쟁력이 생긴다. 닭고기 하나를 팔면 나머지 병아리·사료 이런 건 마케팅 비용 없이 사슬이 연결돼 쭉 딸려오는 원리다. 그래서 비용이 저렴해진다. 우리나라도 거의 대부분 계열화를 이뤘고 유럽이나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방식이었다. 제가 20대에 미국에 가서 이걸 보고 배워왔다. 다른 품목도 적용가능하다. 네덜란드의 경우 대부분 농가가 직접 수출하는 게 아니라 느슨한 수직 계열화가 이뤄져 있다. 미국도 이러한 구조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농업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백 고문: 수직통합 모형이 자칫 농가의 종속을 초래해서 대기업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농가에 불리한 가격을 책정하든지, 소비자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종속이 아닌 협업을 통한 상생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본다.
-김회장: 그렇다. 중요한 문제다.
-백: 농촌 문제와 관련해 소농민들이 고령화 돼 있다보니 정부가 농민들에게 너무 가슴으로만 접근한다. 농민들의 소득을 안정시키기 위해 쌀 수매를 해준든지, 보조금을 준다든지, 가격을 안정화시키다든지 지원을 해준다. 정부가 농업 문제에 있어서 복지와 따뜻한 방식으로만 접근하다 보니까 농촌의 생산성 혁신과 발전이 더딘 게 아닌가 싶다. 농촌에서 정부와 시장의 역할을 어떻게 조화시키는지가 중요한 과제다. 그렇다고 소규모 농가나 고령화 농가를 지원 안 할 순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마냥 보호대상으로만 삼는 것도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이는 정부의 딜레마 중 하나다.

-김: 복지와 경제는 각각 따로 봐야 한다. 복지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농업은 산업으로만 보고 여기에 복지로 해야 할 정책을 섞지 말고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쌀 생산액이 연 약 8조원인데 세금을 통한 지원으로 약 6조원 들어간다. 6조원 중에 2조원만으로 복지로 지출하고 나머지 4조원을 쌀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이 분야에서도 치열하게 경쟁시켜서 경쟁국 수준으로 따라가게 해야 한다. 경쟁력이 낮아지면 복지로 지원을 받게 하면 된다. 한국농업은 이 분야 선진국과 규모면에서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소 같은 경우는 한국의 1년 도축 수는 90만두 정도다. 축산식품 분야로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브라질 기업 JBS는 연간 2000만두 이상을 도축한다. 우리나라 전체 도축수의 20배가 넘는다. 농업이 규모가 작을 거라고들 알고 있는데 미국 카길만 하더라도 연매출이 200조원이 넘는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가면 1개 농장이 3000만평 넘는 농지를 보유하는 곳도 있다. 국토면적은 작지만 농지의 규모화와 첨단 기술, 가공무역, 물류효율화 등이 잘 갖춰져 있어서 세계 농업무역흑자 1위를 기록하는 게 바로 네덜란드다.
-백: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 육류 포함 수출액이 1400억유로정도다. 우리나라는 수출을 100억불하는데 15배 정도 많다. 실제 네덜란드 국토면적은 우리의 3분의1정도다. 네덜란드는 농업 수출국으로서 으뜸으로 많이 꼽히는데 유럽이란 대단지에서 물류시스템도 잘 갖췄고 운하·철도망·항구·공항이 잘 되어 있다. 이런 요인도 네덜란드의 농업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김: 네덜란드는 정부 지원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자금이 필요하면 은행에서 빌려야 한다. 반면 한국은 실패할 수 있는 사람한테도 돈을 준다. 네덜란드는 철저하게 산업적으로 접근해서 농업을 'agriculture'라고 하지 않고 'agribusiness'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농업의 단위를 농가(farm)로 여기지만 네덜란드는 농가를 경영체(company)로 본다. 농장에 대한 설비 투자도 수백억씩 이뤄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유리온실은 3만평짜리 하나씩 3세트로 구성돼 있다. 이런 규모에서 스마트 팜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국은 3000평이 일반적 수준이다. 여기에 스마트팜 시스템이 들어가면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네덜란드는 자국에서 생산도 하고 자국 생산보다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는 게 더 싸면 그렇게 하면서 산업 경쟁력을 만들어 낸다. 시장 메커니즘대로 잘 맞춰간다.

-백: 네덜란드 농업은 과학기술의 영역으로 보인다.인구 2000만명도 안 되는 국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농업대학이 있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은 세계대학평가에서 농업분야 1위를 유지한다. 여기서 연구하고 정부가 지원하고 농가는 이걸 받아들이는 연계 구조가 잘 되어있어서 농업 국가로서 발전할 수 있지 않았나. 한국도 네덜란드의 방식을 한 번에 받아들일 순 없겠지만 네덜란드에서 배워야 할 것 같다. 네덜란드에서 배울 것 가운데는 불리한 여건을 기술로 대체하는 그런 전략은 특히 배워야 할 것이다.
-김: 한국은 농업대학이 40개가 넘는데 네덜란드의 농업분야의 연구중심 대학은 수의대학을 포함해서 4개 정도다. 네덜란드는 농식품을 연구와 기술보급을 담당하는 학교·기업·농장경영인(농민)간의 산학협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국가가 틀을 만들어 끼워 넣으려고 하면 실패한다. 돼지의 경우 한국은 모돈 한마리당 1년에 출산하여 시장에 출하할 수 있는 돼지의 숫자(MSY)가 평균 20마리를 약간 상회한다. 네덜란드는 28~29마리다. 생산성이 25%정도 더 높으니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규모화 위에 기술이 들어가고 스마트화되는 거다. 제가 직접 목격한 스마트팜은 9만평짜리 농장을 부부가 다 관리한다. 수확이 필요할 때만 인력을 일시적으로 활용한다. 상추를 재배하는 스마트팜은 그 규모가 6만평 정도인데 씨를 뿌려 발아시키고 성장과정에 따라 컨베이어 벨트로 이동시켜 상품화 포장까지 마치는 공정이 전부 자동화되어 있다. 한국에도 그런 스마트팜이 충분히 가능하다.
-백: 기업인으로 살면서 난관들이 많았을 것 같다. 대한민국 기업인으로 사는 건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의 연속일 것이다. 기업인으로서 무엇인가를 성취했다는 영광보단 위기을 극복하는게 하루의 일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기업인으로서 느끼는 게 많을 것 같다. 현재 하림이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 30% 정도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 됐는데, 회장님께선 사명감을 갖고 일을 했을 것 같다. 끝으로 후배 경영인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김: 제가 식품사업에서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경영 철학은 최고의 맛이다. 최고의 맛은 '신선'에 있다고 본다. 식품 원재료의 구매부터 제조과정 유통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이 철학을 지킨다. 법에서 규정한 품질 위생안전 기준보다 더 강화된 기준에서 일을 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분명 어려움이 찾아온다. 하지만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어려움도 잘 극복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게 한 단어로 '인내심'이다. 참고 견디는 것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의에 빠지거나 포기하면 안된다. 목표를 향해서 무조건 가야한다. 다른 길은 있을 수도 없고 난관을 만나면 속도를 늦추고 다소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목표했던 길에서 벗어나서는 안된다. 저는 이것을 '15도의 경사길을 간다'고 표현한다. 평평한 길을 마냥 걷는게 아니라 15도 정도의 낮은 경사길을 궁리하며 천천히 오르는 것이다. 이 정도의 경사는 참고 갈만 하다. 가다 보면 언젠가 높은 곳에 오르게 된다. 인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