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담합 공정위 조사에 업계 "깊이 반성…재발방지 노력"

밀가루 담합 공정위 조사에 업계 "깊이 반성…재발방지 노력"

차현아 기자
2026.02.20 15:11

공정위, 삼양사·CJ제일제당 등 7개사 조사
업계 "심사보고서 검토 후 성실히 대응할 것"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리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19일 밀가루 담합 사건과 관련해 심사관이 조사한 행위사실과 위법성, 조치 의견 등을 기재한 심사보고서를 7개 밀가루 제조 및 판매사업자와 위원회에 제출해 심의 절자가 개시됐다고 밝히고 있다. 2026.02.20. ppkjm@newsis.com /사진=강종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리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19일 밀가루 담합 사건과 관련해 심사관이 조사한 행위사실과 위법성, 조치 의견 등을 기재한 심사보고서를 7개 밀가루 제조 및 판매사업자와 위원회에 제출해 심의 절자가 개시됐다고 밝히고 있다. 2026.02.20. [email protected] /사진=강종민

밀가루 가격 담합 의혹을 조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1600억원대 과징금을 검토하는 가운데 관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의 담합을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사상 초유의 징벌적 제재 예고에 업계는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일제히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20일 삼양사는 입장문을 내고 "일부 B2B(기업 간 거래) 영업 관행과 내부 관리 체계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이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객과 소비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삼양사는 엄격하게 관리를 하지 못했던 책임을 통감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기준과 의사결정 절차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공정위는 대선제분, 대한제분(156,300원 ▲1,600 +1.03%), 사조동아원(1,107원 ▼8 -0.72%), 삼양사(52,400원 ▲700 +1.35%), 삼화제분, CJ제일제당(221,000원 ▼1,500 -0.67%), 한탑(653원 ▼43 -6.18%) 등 7개사 밀가루 담합 사건과 관련해 조사 결과와 위법성 판단, 조치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밀가루 제조·판매업체에 전날 송부하고 이를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의 의견을 담은 문서로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한다. 재판부 격인 전원회의 의결을 통해 향후 최종 결정이 나온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7개사가 국내 밀가루 B2B 시장의 약 88%를 점유한 지위를 이용해 약 6년 동안 판매 가격과 물량을 공동으로 결정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심사관이 산정한 담합 관련 매출액 규모만 약 5조 8000억원에 달한다. 현행법상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어, 7개사가 물게 될 과징금 총액은 최대 1조 160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

이 밖에 공정위 심사관은 조치 의견에 과징금과 시정명령은 물론 가격 재결정 명령도 포함했다. 이번에 가격 재결정 명령이 발동된다면 20년 만의 첫 사례가 된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B2B 시장에서 점유율 88%를 차지하는 업체들의 밀가루 담합 의혹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관련 매출액 등을 고려하면 과징금은 최대 1조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20일 대선제분·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삼화제분·CJ제일제당·한탑 등 제분사 7곳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밀가루. 2026.02.20.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B2B 시장에서 점유율 88%를 차지하는 업체들의 밀가루 담합 의혹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관련 매출액 등을 고려하면 과징금은 최대 1조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20일 대선제분·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삼화제분·CJ제일제당·한탑 등 제분사 7곳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밀가루. 2026.02.20. [email protected] /사진=김선웅

업계는 전원회의 등 앞으로 남은 절차를 통해 적극 입장을 소명하고 과징금 규모를 줄이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설탕 담합 건에 대해서도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각각 평균 13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어 밀가루 담합 건까지 제재를 받게 될 경우 부담이 상당하다. 경기 불황 속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에 가격을 동결해온 상황에서 '역대급' 과징금까지 더해질 경우 실적에 결정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전반으로 사정 당국의 칼날이 더욱 매서워질 것이란 전망에 식품업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시장 지배력을 악용한 담합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시장 신뢰를 훼손하며, 국민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라며 해당 기업의 영구적 퇴출 방안까지 마련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최근 국세청 역시 주류·빙과·라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에서 약 1500억원을 추징하기로 했다.

기업들은 물가를 안정시키고 담합을 뿌리 뽑겠다는 강한 정부 의지 앞에 속앓이만 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이번 조치 의견에도 별다른 공식 입장 없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공정위 절차를 충실하게 준비하고 대응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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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정보미디어과학부, 정치부를 거쳐 현재 산업2부에서 식품기업, 중소기업 등을 담당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에서, 경제와 정책,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순간을 기사로 포착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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