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비상경영·희망퇴직..찬바람 부는 증권가

[기자수첩]비상경영·희망퇴직..찬바람 부는 증권가

김은령 기자
2016.11.10 08:50

증권업계가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며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고 시중금리가 올라가면서 쏠쏠하던 채권평가이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1월 들어 주식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6조4000억원으로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일 평균 거래대금은 8조원 수준으로 20% 줄어든 셈이다. 채권 금리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어 증권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425%로 3분기 말 대비 0.178%포인트 올랐다. 증시 부진으로 ELS(주가연계증권) 조기상환도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상품 이익 감소도 불가피하다.

인수, 합병 등이 이어지면서 독보적인 규모의 대형 증권사가 나타나는 등 업계 지각변동도 위기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는 CEO(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NH투자증권은 합병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인수-합병 절차 등이 마무리되는 연말 업계 구조조정 칼날이 퍼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과 경기 불안 등 대내외 불안 요인들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증권업계가 위기를 자초한 면도 없지 않다. 당초 저금리, 저성장 상황이 몇 년째 지속되면서 자본시장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컸다. 지난해 초 증권시장 호황이 이어지며 기대가 현실화되는 듯도 했다. 그러나 증권업 호황에 대한 기대는 오래 가지 않았다.

냉정한 시장 분석보다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나 주식에 몰려간다거나, 뒤늦은 분석과 대처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 일이 반복 돼서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 기술 수출 계약 해지에 대해 사전에 신약 임상 실패 위험을 경고한 증권사는 거의 없었다. 막상 임상 중단 공시가 나오자 그때서야 '신약은 원래 리스크가 크다'는 말이 나온다.

지나친 쏠림 현상으로 리스크가 커졌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ELS도 마찬가지 경우다. 영업성과가 좋다고 금융사고 전례가 있는 영업 직원을 일선에 배치해 횡령 사고가 재발한 경우도 있다.

투자자 뿐 아니라 또 다른 고객인 상장사들도 증권사에 대한 불신이 높다. 한 코스닥상장사 대표는 "상장하기 전만 하더라도 주가 관리나 IR(기업설명활동) 등을 지원하겠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던 주관사들이 막상 상장 후에는 연락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항상 '신뢰'를 강조하고 내세우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증권업계 한파의 진원지는 어쩌면 증권업계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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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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