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주간 아파트 가격지수의 함정

[MT시평]주간 아파트 가격지수의 함정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
2025.07.11 04:15

[기고]한국개발연구원(KDI) 송인호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

지난달 27일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발표한 직후, 언론은 앞다투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주춤" 또는 "아파트값 하락 전환"이라고 보도했다. 근거로 제시된 것은 한국부동산원, KB부동산, 부동산R114의 주간 아파트값 지수였다. 마치 주식시장의 실시간 차트처럼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과연 이런 지표들이 부동산 시장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정확한 부동산 실거래 가격지수는 사실 약 2개월 후에야 확인이 가능하다. 부동산원의 실거래가 지수는 실제 거래계약이 이루어진 달을 기준으로 산정되고 당월 계약된 거래 건수의 신고가 모두 완료되려면 30일이 지나야 한다. 그렇다면 매주 발표되는 주간 지수는 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지수는 3만3500호의 아파트를 표본으로 삼지만, 월간지수는 4만8170호를 표본으로 하여 아파트 3만6800호에 연립과 단독주택까지 포함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실거래가 없는 경우의 처리 방식이다. 두 지수 모두 실제 거래가 발생하면 그 가격을 반영하지만, 거래가 없을 때는 인근 주택의 실거래 내역이나 중개업소의 의견을 종합해 추정 가격을 산출한다. 결국 이들 지수는 순수한 실거래 '가격'이라기보다는 조사원의 '주관'이 상당 부분 반영된다.

이런 문제점을 한양대 이창무 교수는 연구를 통해 2024년 상반기, 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발표된 바로 그 시점에, 3개월 후 공개된 실거래가 지수는 여전히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물론 두 지수의 산정 방식이 달라서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문제는 주간 지수가 마치 월간지수의 선행지표이자 실시간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이 주간 단위 지수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거래 자체가 주식시장의 고빈도 거래와는 전혀 다른 저빈도 거래 시장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일주일간 거래가 전혀 없을 수도 있고 한두 건의 고가 거래가 전체 지수를 왜곡시킬 수 있는 구조적 문제도 안고 있다.

흥미롭게도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주간 단위 부동산 지수'라는 개념 자체가 공식 통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케이스실러(Case-Shiller) 지수다. 이 지수는 등기가 완료된 주택의 실거래 가격을 기반으로 하며, 2개월 전의 데이터를 반영한 다음 매월 마지막 화요일에 발표한다.

따라서 한국의 부동산 현상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최소 월간지수 중심의 진단이 필요하다. 월간 단위의 확정된 실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진단이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둘째, 주간 지수는 철저히 시장 분위기를 읽는 심리적 참고 자료로만 여기는 보조적 활용에 그쳐야 한다. 셋째, 시차를 인정하고 주간 지수가 마치 월간지수의 선행지표처럼 이해되는 오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동산은 국민의 주거 안정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회적 자산이다. 따라서 관련 진단과 정책은 더욱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립되어야 한다. 민간의 빠른 지표가 주는 즉시성의 유혹에 빠지기보다는, 공공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송인호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
한국개발연구원(KDI) 송인호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