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주의'깨자더니... '고소영''S라인' 이어 또 구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계약직원 채용과 관련해 출신 학교에 구애받지 말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인재들을 채용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보다 한 달 전에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공공기관 채용시 학력요건을 폐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주의를 경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S라인(서울시청 출신)' 등 현 정부 들어 특정 학맥, 특정 인맥이 요직을 독식한다는 얘기는 끊이지 않고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교협은 지난 26일 제9대 사무총장에 성태제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를 선출했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고려대 교육학과 출신이다. 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도 고려대 교육학과 출신의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가 맡고 있다. 입학전형지원실장은 최근 교육계 핫이슈인 수능 체제개편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지난 1월 차기 대교협 회장에는 이기수 고려대 총장이 뽑혔다. 이 총장은 평소 '3불(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 폐지'에 매우 적극적인 의사를 나타내 점진적인 대입자율화를 표방해 온 현 정부와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어찌된 일인지 대교협 이사회에서 지명 추천돼 회장에 선출됐다.
그는 회장 선출 뒤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세계에서 가장 싸다", "(3불이 폐지되면) 기부입학 같은 것은 바로 시행해야 하지 않나" 등 서민들 생각과 동떨어진 발언을 해 빈축을 산 바 있다.
능력이 출중함에도 특정 학교, 특정 지역 출신이라고 해서 인사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문제다. 그러나 특정 대학 출신들이 요직을 독식하는 것은 더 문제다. 회장, 사무총장, 입학전형지원실장 등 3개 요직을 고려대 출신이 맡으면서 교육계에서는 '대교협은 고려대가 접수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대교협은 형식상 민간 자율 조직이지만 온 국민이 민감해 하는 입시문제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공공기관' 성격도 띈다. 공공기관의 인사는 사기업의 인사와 같을 수 없다. 정책을 현장에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믿을만한 사람을 앉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탕평'의 뜻도 제대로 헤아렸으면 한다.